<보라색고구마를 비롯해 다양한 색깔의 고구마가 개발됐다. (농촌진흥청 제공) © News1>
보라색농산물 항산화물질 '안토시아닌' 풍부
심장병·뇌졸중 예방효능에 날로 인기
청경채와 배추를 교잡한 '보라색 김치'도 나왔다
파랑과 빨강이 겹친 보라색은 예로부터 왕실의 색으로 사용됐다. 우아함과 품위, 화려함을 상징하며 신비로운 색깔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을 반영해 현대카드는 연봉 1억원 이상의 대기업 혹은 외국계 기업 부장급 이상의 고소득자에게만 발급되는 보라색카드 'the Purple'을 출시하기도 했다.
고급스러움의 상징인 보라색이 농산물의 몸값도 올려주고 있다. 농산물의 보라색은 우리 몸안에서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청소부'로 불릴 만큼 안토시아닌 등 건강에 좋은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안토시아닌은 피를 맑게하고 심장병과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노화를 억제하고 면역성을 증가시키며 시력보호에 항암효과도 갖고 있다.
보라색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보라색 양파·감자·고구마가 등장했다. 이들의 몸값은 흰색양파·감자, 노란색 고구마보다 1.5배 높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자영(보라색)감자는 감자칩, 빵, 과자 등으로 활용되면서 농가들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충북 충주의 건강식 과자 제조업체는 연간 200~300kg의 컬러감자칩을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고, 강원도 속초의 제과업체는 컬러감자 앙금을 넣은 빵을 개발해 최근 판매를 시작했다. 컬러감자의 수요가 늘자 농촌진흥청은 컬러감자 생산단지 면적을 확대하고 있다.
자색고구마도 인기다. 안토시아닌 색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자색고구마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간 장해 예방, 혈압강하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농가에서 개발한 자색고구마 음료는 뛰어난 숙취해소 효과로 연매출 7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공제품 개발에도 관심이 늘고 있다.
자색양파에는 흰색양파에 없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들어있어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심장병 예방과 항암효과가 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 또한 함유돼 있다. 김정봉 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연구관은 "자색양파처럼 기능성 물질인 '플라보노이드'와 '안토시아닌'이 동시에 많이 들어있는 식품 소재는 드물다"고 말했다.
가지만큼 짙은 보라색이어서 가지색 고추로 이름을 붙인 개량고추도 등장했다. 가지색고추는 풋고추를 시설재배하는 산지에서 소량씩 병행 재배하고 있는 추세로 전남 보성 등이 주요 산지로 꼽힌다.
현재 가격은 오이맛고추와 비슷해 10㎏들이 상품 한상자 기준으로 6만원(도매가격)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가지색고추의 효능이 알려지면 보라색양파, 감자처럼 가격이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흰색채소인 배추도 보라색으로 색이 바뀌면서 보라색 김치가 세상에 나왔다. 보라색배추는 청경채와 배추를 교잡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낸 기능성 배추로 국내 한 종묘회사와 충남대 한국배추분자마커사업단이 4년여 연구 끝에 지난 2011년 개발됐다.
보라색농산물은 유전자변형(GMO)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전통방식인 육종을 통해 개발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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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감자로 만든 감자칩. (농촌진흥청 제공) © News1 |
보라색농산물 이외에도 다양한 색상의 농산물을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농산물의 색소마다 지니고 있는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붉은색은 심장질환, 검은색은 노화방지, 녹색은 항암효과, 노란색은 노폐물 배설과 이뇨 효과가 있다.
뉴트리라이트 건강연구소장 샘 렌보그 박사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인들은 무, 양파, 배추 등 흰색채소를 주로 먹는데 다양한 색깔의 채소를 섭취해야 건강하게 늙을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샘 박사는 뉴트리라이트 창립자 칼 렌보그의 아들로 50년간 건강기능식품과 영양학을 연구한 인물이다.
이번 주말 보라색농산물을 비롯한 형형색깔의 채소로 봄내음을 맘껏 누리며 건강을 챙겨보는건 어떨까.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