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엄마' 정유라의 복잡한 셈법…자진귀국 VS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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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04 16:38

'아기엄마' 정유라의 복잡한 셈법…자진귀국 VS 버티기

글쓴이 : 시애틀N

'제2의 유섬나' 우려…"無영주권자라 상황 달라" 반론도
형량감면·갓난아기 보육 등도 자진귀국 변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에 대해 여권무효화 조치에 이어 4일 범죄인인도 요청 절차를 밟으며 자진귀국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딸 유섬나씨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씨가 범죄인인도 거부 소송을 통해 장기간 버티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프랑스 영주권을 소유한 유씨와 달리 한국 국적을 가진 정씨가 덴마크 입장에서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송환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씨가 갓난아이를 키우고 있는 만큼 외국인 신분으로 덴마크 측에 구금된 상태로 장기간 투쟁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유라 범죄인인도 거부 소송으로 '시간벌기' 우려

특검은 4일 법무부 결재 등 정씨에 대한 범죄인인도 요청서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체포영장이 이미 발부된만큼 일부 자료 보강과 번역 작업만 마무리되면 이번주 중 덴마크 법원에 요청서가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덴마크 법원은 요청서가 접수되면 2~3주 안에 송환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씨가 범죄인인도 거부 요청 등 소송으로 맞받으면 일이 복잡해진다. 정씨와 유사한 유섬나씨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유씨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적색수배령과 여권무효화 등 정씨와 비슷한 처지에 빠졌다. 하지만 2년 넘게 프랑스에서 소송을 이어가며 한국땅을 밟지 않고 있다. 정씨가 유씨를 타산지석 삼아 장기전 버티기로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프랑스 영주권을 소유한 유씨와 달리 정씨가 한국 국적을 가진 만큼 송환절차에 무리가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덴마크 체류기간도 짧은데다 자국내 범죄 혐의도 아니다. 골치아픈 정씨 신병처리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씨가 범죄인인도 거부 요청 등 소송에 나설 경우 기한이 한정된 특검팀에서의 수사는 무산될 수 있다. 정씨가 2심과 3심 등 장기전으로 끌어가면 최장 3월말까지인 특검 활동기한 내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덴마크 법원이 정씨 측의 범죄인인도 거부신청 자격을 까다롭게 적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씨가 자진귀국을 택하지 않고 소송에 나설 경우 이를 받아들일 지 여부는 전적으로 덴마크 법리 및 현지법원의 판단에 달린 셈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당사자의 이의신청 절차는 (국제협약인)범죄인인도조약이 아닌 해당국 법제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면서 "(덴마크법)이의신청 자격이나 구체적 절차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아기 엄마' 정유라 버티기 가능할까…형량 감산 변수도

특검팀이 정씨의 자진귀국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배경엔 정씨가 갓난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정씨가 불구속 수사를 보장하면 자진귀국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지만 특검팀은 이를 일축하고 범죄인인도 청구 절차를 밟으며 오히려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정씨가 범죄인인도 거부 소송으로 버티기에 나설 경우 그만큼 수용 생활도 길어진다. 정씨의 아이는 덴마크 법제에 따라 구치소 내에서 보육이 가능하거나 복지시설 등에서 보호될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친척 등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다. 타지에서의 기약 없는 수감생활은 정씨로써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유죄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형량에 유리할 것이란 현실적인 측면도 정씨의 자진귀국 결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행법상 외국에서 형 집행을 받은 경우 그 만큼 국내에서의 수감기간이 감면되지 않는다. 법원 판단에 따라 덴마크에서의 수용기간 만큼 감면이 가능하지만, 소송 등 버티기 이후 송환되면 양형 참작사유에서 배척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을 지낸 노영희 변호사는 "정씨가 한국에서 구속되면 그 기간 동안은 형기에서 감산되지만 덴마크에서 투쟁하는 기간은 제외될 것"이라며 "언젠가 송환이 된다면 특검에 성실히 수사받고 협조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낫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정씨가 해외에서 투쟁해 특검을 피하더라도 결국 검찰에서는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영주권을 가지고 생활기반이 외국에 있었던 유섬나씨와 정씨의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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