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숙청 확인, 처형설은 '첩보' 수준"…南北 모두 공식 확인은 없어
"현영철 처형됐다"는 대북 소식통 등 미확인 전언은 쏟아져
北 매체는 계속 현영철 영상 및 사진 노출…의도에 주목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숙청 및 처형설을 놓고 17일 갖가지 추측과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현영철의 처형 여부에 대해서는 완전히 상반된 주장이 각각 근거를 가지고 쏟아지는 상황이다.
먼저 지난 13일 발표된 국가정보원의 공식 입장을 한줄로 정리하면 "현영철이 숙청됐으며 처형됐다는 것은 아직 '첩보'가 있는 상황"이다.
국정원은 현영철의 처형 여부에 대해 100% 확신할만한 근거를 확보하진 못했으나 '개연성있는 근거'를 상당수 파악한 채 최종 판단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한 후 관련한 언론 보도가 쏟아진 이후 현영철이 이미 처형됐다는 갖가지 주장이 근거를 가지고 제기되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을 주로 전하는 매체인 '데일리NK'는 16일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군 강연회에서 현영철의 처형 사실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고 전했다.
데일리NK의 소식통은 현영철이 '수령(김정은)의 영도를 거부한 독단과 전횡의 군벌주의자'로 정의됐다는 구체적인 전언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또한 "현영철이가 장령들이 보는 앞에서 고사기관총으로 총살당했다"는 전언을 소개하는 등 현영철의 처형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을 전했다.
또 다른 매체는 현영철의 처형 방식이 당초 알려진대로 대공 무기인 고사총에 의한 총살이 아닌 러시아제 AK소총에 의한 것이라는 전언을 보도했고, 현영철의 숙청 장면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지켜봤다는 등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도 있었다.
현영철의 숙청 및 처형 원인을 두고도 제각기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국정원이 파악한 현영철의 죄목은 최고지도자에 대한 '불경 및 불충'으로 현영철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이견을 제시하거나 공개적인 회의 장소에서 졸았다는 등의 이유였다.
일각에선 현영철이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러시아를 방문해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한 사실을 들어 그가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밖에 현영철 등 북한 고위급의 숙청을 기획한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숙청에 대한 스트레스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전언이 나오는 등 현영철 숙청 보도 이후 관련 정황에 대한 소식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은 현영철의 숙청 및 처형 여부에 대해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3일 우리 측 언론의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지금까지 현영철의 숙청 및 처형과 관련한 직·간접적 언급을 한번도 내놓은 바 없다.
다만 지난 14일 방영한 김 제1비서의 2013년 분 기록영화에서 현영철을 비롯해 국정원이 숙청됐다고 발표한 마원춘, 변인선의 모습을 일제히 공개했는 데 이를 두고 상반된 분석이 동시에 제기된다.
먼저 북한이 약 2년 전 방영한 김 제1비서의 기록영화를 굳이 재방영하면서까지 이들의 모습을 노출한 것은 이들이 처형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있다.
북한은 통상 복권이 불가능한 숙청이나 처형까지 당한 인사들의 모습을 관영매체에서 모두 삭제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우리 측의 정보 활동에 혼선을 주기 위한 의도로 해당 기록영화를 내보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한편으로는 현영철의 숙청 및 처형으로 인한 내부적인 혼란과 불안감을 최소화 하기 위한 차원으로 북한이 해당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고 숨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되기도 한다.
현 시점에서는 현영철의 숙청 시점으로 제기된 지난달 30일 이후 김 제1비서의 군 관련 공개활동에 현영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등 현영철의 숙청은 일단 사실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매체들이 구체적인 언급이나 정황을 공개하지 않는 한 현영철의 처형 여부가 확인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