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 블래터 정조준
간부들 1억5,000만달러 뇌물수수
FBI 국장 “부패ㆍ탐욕으로
얼룩져”
미국 정부가 수십 년간 뇌물수수가 관행화된 국제축구연맹(FIFA)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총체적 부패 의혹을 제기하며 제프 플래터(79) 회장을 정조준, 고강도 수사에 나섰다.
FIFA 차기 회장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27일(현지시간) FIFA 고위직 7명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스위스 검찰에 무더기로 체포됐다.
‘축구계의 황제’인
블래터 FIFA 회장은 이날 일단 칼날을 피했지만, 소환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 법무부는 취리히에서 FIFA 관계자들이 체포되자 곧바로 14명의 명단을 공표하고 기소 방침을 밝혔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검찰의 수사에 따라 이들에게는 공갈, 온라인 금융사기, 돈세탁
공모, 탈세, 국외계좌 운영 등 47개 혐의가 적용됐다.
기소 대상자는 FIFA 고위직9명, 미국과 남미 스포츠마케팅 회사 간부 4명, 그리고 뇌물수수 중재자 1명이다.
FIFA에서는 제프리 웹 현 부회장, 에두아르도 리 집행위원, 훌리오 로차 발전위원, 코스타스 타카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회장 보좌관, 잭 워너 전 부회장,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부회장, 라파엘 에스퀴벨 남미축구연맹(CONMEBOL) 집행위원, 호세 마리아 마린 조직위원, 니콜라스 레오즈 집행위원이 명단에 올랐다.
스포츠마케팅 분야에서는 아르헨티나 기업인 ‘토르네오스 이 콤페텐시아스’의 알레한드로 부르자코 총괄담당자, 미국 ‘트래픽스포츠USA’의 애런 데이비슨 대표, 아르헨티나 기업인 ‘풀 플레이 그룹’의 휴고 힌키스와 마리아노 힌키스 총괄담당자가 표적이 됐다.
스포츠마케팅 회사 종사자들은 각급 국제축구대회에서 마케팅, 중계권
등을 따내기 위해 1억5,000만 달러가 넘는 규모의 뇌물ㆍ리베이트를 FIFA측에 건넸거나, 전달을 약속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 방침이 결정된 이들 FIFA 간부는 지난 20여년 간에 걸친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선정 과정뿐 아니라 과거 대회에서 마케팅, 중계권 협상을
둘러싼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국제축구계를 타락시켰다”며 “자신들만의
이익을 꾀하고 자신들만의 지갑을 부풀렸다”고 맹비난했다.
제임스 코미 FBI국장도 “이들은
부패와 탐욕의 문화를 조장했고, 이 때문에 세계 최대의 스포츠대회의 운동장이 울퉁불퉁해지며 얼룩졌다”면서 “은폐되고 불법적인 돈거래, 리베이트와
뇌물이 FIFA의 사업 방식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