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이혼소송은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드라마 속 한 장면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변호사 군단(?)이 대거 등장하는 이유에서다.
16년 전 세간의 관심 속에 결혼에 성공했지만 파경을 맞게 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46) 삼성전기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의 이야기다.
3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이혼조정이 결렬되면서 정식 재판을 통한 이혼절차를 밟고 있다.
초등학생 아들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권 지정 다툼이 당시 이혼조정 실패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법정에서 이들을 변호하는 법정대리인 수가 17명에 이르면서 "역시 재벌"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송을 재기한 이 사장의 경우 국내 10대 로펌 가운데 하나인 법무법인 세종에서만 오에스더 변호사 등 5명의 변호사를 법정대리인으로 세운 상태다.
이에 맞서는 임 부사장은 이 사장 측 법정대리인 수의 2배가 넘는 12명의 변호사군단을 두고 있다. 법무법인 남산을 비롯해 법무법인 동안, 법무법인 신&유 등 소속 로펌도 다양하다.
임 부사장 측 법정대리인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은 법무법인 남산의 임동진 변호사다.
임 변호사는 2009년 이재용 부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 간 이혼 소송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다. 그는 당시 이혼소송을 제기한 임세령 상무 측 법정대리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당시 소송은 양측 간 합의 조정 성립으로 소송 제기 일주일 만에 종결됐다.
한편 지난 2월 소장 접수 이후 현재까지 2차례에 걸친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사장과 임 부사장은 아직까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다.
4월9일 열린 첫 공판에서는 이 사장 측 법정대리인 1명과 임 부사장 측 법정대리인 3명이 참석했으며 이달 28일 두 번째 공판에서는 이 사장 측 4명, 임 부사장 측 5명의 법정대리인이 출석했다. 양측의 첨예한 이견으로 첫 공판은 15분 만에 두 번째 공판은 8분 만에 끝났다.
이 사장 측은 28일 진행된 공판에서 가사 조사 절차 진행을 재판부에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가사조사란 이혼소송에서 쉽게 합의될 것 같지 않고 이견이 큰 경우 법원이 가사조사관으로 하여금 이혼 당사자들을 불러 결혼생활, 갈등상황, 혼인 파탄 사유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통상 재판부 직권으로 가사조사명령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재판부가 가사조사를 명령할 경우 이들은 직접 나와 혼인 기간 있었던 이혼 사유, 심정 등에 대해 직접 진술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양측 모두가 출석해 대면진술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이 사장과 임 부사장의 법정 재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다음 공판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