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는 의료진./© News1>
확진 환자와 접촉 시간 매우 짧은데도 감염·의심 환자 분류
지난 8일 퇴원한 의사인 5번 환자 "마스크 착용 등 중요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10분 만에 전파될 정도로 강한 전염력을 보이고 있어 보건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아산병원 청원경찰 92번(남·27) 환자와 내일 4차 유전자 검사를 받게 되는 성남 7세 초등학생은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 시간이 10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접촉 시간이 짧다고 해도 2m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거나 환자가 강한 전염력을 보이는 시기에는 충분히 전염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8일 퇴원한 서울 강동구 소재 365열린서울의원 의사인 5번(남·50) 환자는 첫 번째 감염자(남·68)와 접촉 시간이 10분에 못 미치는데도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첫 번째 환자가 강한 전염력을 보인 시기인데다 진료실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1미터가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20대 젊은 남성인 92번 환자는 지난달 26일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을 찾은 6번 환자(남·71·사망)를 안내하면서 10분 정도 접촉했다.
바이러스 침투를 95%가량 막아주는 'N95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지만 매우 짧은 시간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다.
이 환자는 퇴근 후 이튿날 비번인 관계로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런 동선을 고려하면 5월 26일 10분 정도 환자와 접촉한 것이 감염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92번 환자는 이후 고향인 충남 공주로 내려가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증상이 나타나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7세 아동도 지난달 27일 아버지 91번(49) 확진자와 할아버지 병문안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당시 91번 환자는 응급실에 1시간 정도 체류했고 7세 아동은 길게는 10분 정도 응급실에 머문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밝혀졌다.
1차 음성, 2차 양성, 3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고 내일 4차 검사를 진행하는 만큼 현재로선 확진 사례로 보긴 어렵지만 10분가량 짧은 접촉만으로 유력한 의심 환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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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중인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7세 남자아이 엄마와 전화로 통화한 결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5분 내지 10분 정도 짧은 시간에 응급실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환자와의 짧은 접촉 만으로도 메르스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는 만큼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실제 5번 환자는 완치를 기념해 공동취재단과 지난 8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독감이 유행할 당시에는 마스크를 쓰고 진료한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마스크 착용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기침과 고열이 있는 환자는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의료진도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 메르스 합동평가단은 13일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가 특별히 전염력이 강한 변종은 아니라고 밝힌 상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