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 로이터=뉴스1 © News1>
연설중 지지자의 주장에 대해 "맞다"고 답해 거센 비난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1등을
달리고 있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에서 태어난 무슬림’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면서 거센 비난을 사는 등 후폭풍에 직면했다.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17일
밤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트럼프는“오바마 대통령은 외국에서 태어난 무슬림”이라고 한 지지자가 주장하자 이를 수정하지 않은 채 “맞다”고 수긍했다.
이 유세에서 한 남성은 “우리
미국은 한가지 문제가 있다. 무슬림이 그것”이라며 “현직 대통령이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는 심지어 미국인도 아니다. 언제 그들을 제거할 것인가”라고 트럼프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많은
이들이 미국에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지지자가 “나는
오바마가 외국에서 태어난 무슬림이라고 말한 신사에게 갈채를 보낸다”고 하자 트럼프는 “맞다”라고 동의했다. 지지자들의
거짓‘헛소리’를 바로 잡기는커녕 덩달아 가세한 것이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2011년 자신은 기독교인이며 1961년 하와이에서 태어났다는 출생증명서를 공개하기 전에
수시로 오바마 대통령의 출신배경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야를 불문하고 대선 주자들이 맹비난하고 나섰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 상원 의원은 17일 MSNBC에
출연해 “트럼프에게 결정적인 날”이라며 “그 남성은 혼났어야 했는데 트럼프는 그러지 않았다. 사과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미국
대통령이 이 나라에서 태어났는지, 기독교인인지를 질문하는 것 자체가 수치스럽다”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기자들의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의 집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누가 놀라겠는가”라며
“공화당 정치에 관심을 가진 누구라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라며
힐난했다.
파장이 커지자 트럼프 캠프는 성명을 내 “비즈니스 문제 때문에 이날 저녁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 헤리티지액션이 주최하는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사태 수습을 위한 시간벌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