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서도 경제력 키워 '전례없는 풍요'
과거 5명중 한명 일했으나 요즘 3명중 한 명
가난한 계층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미국의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례 없는 풍요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007년
금융위기 후 거의 모든 미국의 가정이 재정난을 겪었지만, 유독 65∼74세의 노인들은 예외였다면서 “가난한 노년은 옛말”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중, 혹은
종전 후 찾아온 베이비붐 시대의 초입인 1950년 이전에 태어난 계층이다.
NYT는 정부 통계와 자체 분석을 토대로 이 세대가 금융위기를
잘 헤쳐왔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당한 규모로 부(富)를 늘렸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엄청난 부자는 아니지만 안정된 수입으로 ‘알짜 중산층’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75세 이상 노인의 평균 소득도 증가했지만 65∼74세
노인들만큼은 아니었다.
65~74세의 수입원은 크게 네 갈래로 평가됐다. 우선 은퇴 후 정부로부터 받는 ‘소셜시큐리티(사회보장제도)’수입이 있다. 동시에
정부가 만든 노년층 사회안전망으로 지급되는 수당의 수혜자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또 금융위기 직전 부동산 가격이 치솟을 때 거둔 투자수익을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거리를 얻어 월급까지 받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일자리가 있는 60대 후반 미국 노인은 5명 중 한 명꼴이었으나, 지금은 3명 중 한 명으로 늘어났다.
시라큐스 대학 게리 엥겔하르트 교수는 “이들은 경제적 호황기, 특히 전후 경제성장기에 ‘파도타기’를
할 수 있어서 축복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계층들이 무너져 내릴때, 이처럼 노년층만 상승세를 탄 것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에서 목격되지 않은 현상이다. 이들도 스스로 자신들의 풍요를 인정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가까이가 자신의 재정이 ‘탁월하거나 좋은 상태’라고
답했다. 부자 노인들이 모여들면서 실버타운도 덩달아 팽창하고 있다.
범죄율이
낮고 골프장이 많아 ‘노인의 천국’으로 불려온 플로리다 주의
더빌리지스는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급격히 팽창한 도시가 됐고,
텍사스 주 근교의 중산층 동네에도 수백만 명의 노인들이 새로 정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