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그룹, 2015 대한민국 중산층 리포트
당장 은퇴할 수 있는 재산규모로 국내 중산층은 42억원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정적으로 안정됐다고 생각하는 재산기준은 26억5000만원, 부유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23억2000만원 정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사인 AIA그룹은 시장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를 통해 한국, 중국과 홍콩, 대만에서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2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대면 설문 조사(기간 2월26일 ~ 3월18일) 결과를 25일 내놓았다.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 등 4대 도시를 비롯해 소득수준 중상위권 도시가 선별됐다.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 중산층의 ‘은퇴를 고려할 수 있는 재정적 희망 금액(“이 정도 금액이 있으면 당장 은퇴 할 수 있다”)’은 약 42억원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의 월평균 가계소득이 710만원임을 감안할 때 연소득(약 8500만원)의 50배에 달한다는게 AIA쪽 설명이다.
또 ‘총 자산 규모가 이 정도면 재정적으로 안정됐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평균 26억5000만원, ‘총 자산이 이 정도면 부유하다’고 여기는 평균은 23억2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정상황을 보면 한국의 자칭 중산층이 보유한 유동자산, 장기자산 및 고정자산 규모(부동산 제외)는 평균 3억300만원대에 그쳤다. 또 은퇴를 위한 월 평균 저축 및 투자 금액은 65만 3000원밖에 이르지 않아 조사대상 4개국 중 은퇴 대비 저축금액이 가장 적었다는게 AIA쪽 지적이다.
AIA그룹의 한국내 자회사인 AIA생명의 마크 스탠리 마케팅 총괄 부대표는 “한국 중산층이 바라는 이상적 노후 목표자금은 다른 동북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생각하는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반면, 은퇴를 위한 월 평균 실제 저축액은 적게는 22만원에서 많아야 90만원으로 비교적 낮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한국의 중산층은 삶의 가장 중요한 목표에 대한 복수 응답 가능 질문에 대해 다수인 65%가 ‘건강’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편안한 노후생활(50%)’과 ‘행복한 결혼생활(40%)이 뒤를 이었다. 또한,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도 37%였다.
삶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돈이 없다(자금 부족)(54%)’는 점이 꼽혔으며, ‘너무 바쁘거나 시간이 부족’해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고 선택한 중산층도 36%에 이르렀다.
한편 한국 중산층은 대체적으로 삶에 만족하고 있지만, 동북아시아 지역의 다른 조사 대상에 비해 만족도가 낮았다. 삶에 만족하는 한국 중산층은 72%로, 동북아시아 조사 대상 평균인 79%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였다. 중국 본토는 85%, 대만은 79%, 홍콩은 75%를 기록했다.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도 한국 조사 대상은 38%가 ‘그렇다’고 대답해, 중국 중산층에 비해 12 ~ 13%P 정도 낮았다.
삶의 만족도가 보유 자산규모와도 연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2억원(18만5000달러) 이상의 유동 자산을 보유한 한국 중산층 응답자 중 50%는 자신의 삶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2억원 이하의 유동 자산 보유 한국 중산층 중 33%만이 그렇다고 답하는데 그쳤다.
이밖에 국내 중산층 대부분은 향후 중산층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10년 간 중산층의 규모 변화에 대한 예상을 묻는 질문에 한국 중산층 71%가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중국은 중산층이 줄어든다고 예상한 응답자는 18%였고 홍콩과 대만은 각각 50%와 61%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 중산층은 자신들의 삶보다 자녀들의 삶이 더 힘들 것(68%)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로는 ‘취업 기회 부족’이 82%로 가장 높았으며, ‘높은 생활비(49%)’나 ‘거주 및 생활 환경(40%)’으로 인해 힘들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 한국은 답변자 중 47%만이 자녀가 은퇴한 부모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조사 대상국가 중 가장 낮은 비율로, 중국 본토 중산층의 83%가 은퇴한 부모를 자녀가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홍콩과 대만 중산층은 각각 81%와 73%가 자녀가 은퇴한 부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녀로부터의 경제적 지원기대는 낮지만, 자녀 교육 투자에는 돈을 많이 쓰고 있었다. 한국 중산층은 월 40만6892원을 자녀 교육에 저축하고 있으며, 아이가 유치원생이거나 그 이전부터 자녀 교육비를 저축하려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응답자의 23%는 자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교육을 위해 저축한다고 답해, 홍콩(3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마크 스탠리 마케팅 총괄 부대표는 "전략적으로 은퇴 후의 삶을 위한 저축과 투자액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