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천왕봉 400m 남은 지점에서 사고 발생
아내는 오랜만에 고향 산청 찾았다가 참변
지리산 헬기 추락으로 사망한 조모(65)씨의 평소 꿈은 지리산 천왕봉 종주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지역이 천왕봉에서 400m밖에 남지 않아 꿈을 지척에 두고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또 사망자의 아내인 권모씨(61·여)의 고향은 산청으로 연휴를 맞아 방문한 고향에서 변을 당해 주변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씨는 서울에 거주하지만 고향은 함안이다. 아내와 함께 30대 때 서울로 이사가 자동차 관련 사업을 했다. 최근에는 사업을 접었고 등산을 자주 다녔다. 등산이 취미인 만큼 평소 건강에는 자신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등산을 즐기면서도 천왕봉은 가보지 못해, 평소 주변 지인들에게 천왕봉 종주가 목표라고 자주 말했다.조씨는 아내와 함께 이번 연휴를 맞아 천왕봉 종주 목표를 달성하고 오랜만에 아내의 고향도 방문할 겸 4월 30일 산청을 찾았다.부부는 아내의 친척집에서 하룻밤을 지냈으며, 1일 오전 지리산에 올랐다가 천왕봉을 400m 남겨둔 지점에서 변을 당했다. 부부의 시신은 현재 경상대병원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이번 사고로 유족들의 반발도 거세다. 현재 유족들은 "현장, 병원, 이송 중 어디서 사망했는지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소방과 헬기업체 등 과실 여부도 따져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또 조씨의 남동생 A씨는 "소방관이 같이 탑승을 했는데도 왜 구조를 못 한 것이 의문이 든다. 소방관이 국민을 먼저 구조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라며 "모두가 무사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왜 형님과 형수님만 변을 당했는지 안타깝다"고 비통함을 전했다.부부의 사고는 1일 낮 12시6분께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천왕봉에서 법계사 방향 400m 지점에서 소방헬기 1대가 추락했다.조씨를 구조하다 사고가 발생했는데, 현장에 도착한 헬기는 심정지 환자인 조씨를 구조하기 위해 밧줄을 내려 호이스트로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현장에는 초속 7m의 남동풍이 불었다.호이스트 작업을 위해 약 15m 위 상공에서 제자리 비행을 하던 헬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땅으로 불시착했다.이 과정에서 권씨가 헬기의 주날개에 부딪쳤다. 소방 당국은 추가로 소방헬기를 동원해 이들 부부를 진주경상대학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결국 숨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