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함덕해역 가두리에서 야생적응훈련을 받아온 남방큰돌고래 태산이(20·수컷)와 복순이(17·암컷)가 6일 오후 고향으로 돌아갔다. 불법 포획된 지 6년 만이다.
복순이는 2009년 5월 제주 성산 앞바다에서 제돌이와 함께, 태산이는 같은해 6월 제주 한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됐다. 이후 제주 퍼시픽랜드 수족관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된 태산이·복순이는 2013년 대법원 판결로 국가가 몰수했다.
2013년 4월 8일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보호받던 태산이·복순이 지난 5월 14일 함덕해역 가두리로 옮겨져 그동안 야생 적응 훈련을 받아왔다.
태산이·복순이와 함께 서울대공원에 머물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춘삼이·삼팔이는 2013년 7월18일 바다로 돌아갔다. 제돌이·춘삼이는 방류됐고 삼팔이는 방류 직전 가두리를 탈출했다.
이날 방류된 태산이·복순이의 야생 적응 훈련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 등 시민단체는 그동안 태산이·복순이가 사냥 능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활어를 제공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는 등 적응 훈련을 도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동물자유연대·핫핑크돌핀스 등 10개 시민단체가 해수부에 방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지난 3월 해수부는 관계기관회의를 열고 야생 방류 계획을 확정했다.
이어 지난달 23일 열린 제5차 민관방류위원회에서는 기술위원회의 방류 적합성 평가서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방류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태산이·복순이의 기형·심리적 불안 등은 자연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자연이 이들의 문제를 쉽게 치유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태산이와 복순이도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가 매우 감격스럽다. 고래들도 인간처럼 살아 숨 쉬고 감정과 개성을 가진 소중한 생명체다. 우리가 고래를 만나야 할 곳은 좁은 쇼장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줬다"며 "돌고래들을 포획해 좁은 수족관에 가두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돌고래 수입 금지 조치와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에 포함된 전시용 돌고래 포획 조항은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족관에 전시되고 있는 고래류는 모두 44마리로 이중 43마리가 야생에서 포획한 개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