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범어사 '칠성도'가 반세기 만에 스위스 경매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칠성도.(범어사 제공)© News1>
한국전쟁 이후 유실…행방 묘연하다 지난 5월 스위스 경매 출현
조선후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불화 범어사 '칠성도(七星圖)'가 반 세기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금정총림 범어사는 14일 오전 10시 보제루 앞 마당에서 사부대중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칠성도 3점 귀환 봉안법요식을 열었다.
이날 법요식에는 칠성도 귀환 경과보고와 수불스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제막식, 육법공양, 참배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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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10시께 부산 범어사 보제루 앞 마당에서 칠성도 3점 귀환 기념 법요식을 열고 스님들이 기원을 올리고 있다. (범어사 제공)© News1 |
'칠성도'는 1861년(철종 12)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됐다가 6.25 전쟁 발발 이후 해외로 유출돼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 5월 스위스 경매장에 올라왔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지난 5월 27일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으로부터 이 소식을 듣고 '칠성도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적극 환수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3일 오전 11시 스위스 취리히 현지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칠성도 3점(비단에 채색, 55×84㎝)은 당일 최고 낙찰가인 7만 8500프랑을 기록했다.
향토기업인 ㈜삼정기업이 범어사에서 귀중한 문화재를 환수한다는 소식을 듣고 경매 낙찰가 기부의사를 밝혔고 범어사는 종무회의를 열어 이를 받아들여 칠성도의 귀향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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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된 '칠성도' 경매 당시 모습. (범어사 제공)© News1 |
'칠성도'란 북극성과 북두칠성을 비롯, 여러 별을 부처로 형상화한 그림이다. 조선후기에 많이 조성된 칠성도는 칠성과 북극성 신앙이 반영된 불교회화로, 당시 사찰에서 매우 중요한 예배대상이었다.
불교문화재 전문가인 동국대 문명대 명예교수는 "칠성도는 조성연대와 제작처, 화승, 봉안처 등 조성유래를 알 수 있고 짜임새 있는 구도와 단아한 불상의 형태, 칠성도의 중심이자 북극성인 치성광삼존도가 남아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19세기 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3일 밤 스위스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뒤 14일 새벽 범어사에 도착한 '칠성도'는 현재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임시 봉안됐다. 범어사는 칠성도를 영구 봉안할 칠성각을 건립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