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독극물 사건이 발생한 경북 상주시 공성면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14일 마을회관에 있던 동네주민 6명이 살충제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마신 후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2015.7.16/뉴스1 © News1 피재윤 기자>
시골 마을회관에서 발생한 독극물 음료수 음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발생 사흘 만에 붙잡혔다.
경북 상주경찰서는 17일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발생한 고독성 살충제 음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이 마을 주민 A(83·여)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대구에 사는 아들 집에서 신병이 확보된 이후 상주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사건 발생 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조사를 받은 뒤 줄곧 아들 집에서 기거했다.
경찰은 A씨의 집 근처에서 뚜껑이 없는 자양강장제 병을 발견했으며, 병 안에는 농약 성분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사건 당시 A씨의 행동과 추가 조사에서 진술 내용 일부가 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A씨는 신모(65·여)씨가 주민의 신고로 119에 후송되던 순간에도 마을회관 안에 쓰러져 있던 정모(86·여)씨 등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A씨는 이 부분에 대해 "정씨 등이 잠을 자고 있는 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신씨보다 30여분 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정씨 등은 결국 정씨가 숨지고 나머지 4명은 중태에 빠졌다.
사건 초기 신씨 등이 음료수를 한잔 나눠 마신 뒤 한잔을 더 마시는 것을 봤다는 A씨의 진술도 한잔씩만 마셨다는 것으로 달라졌다.
경찰은 이같은 A씨의 진술에서 의심스러운 점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A씨의 집 등에서 압수수색을 벌여 자양강장제 병 등을 수집, 국과수에 보내 분석 작업을 의뢰했다.
하지만 경찰은 누군가 A씨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일부러 자양강장제 병을 A씨 집 근처에 버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마을회관 냉장고에 사이다병 말고도 여러 종류의 음료수 병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이다병에만 농약성분이 들어가 있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3시43분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1.5ℓ 사이다 병에 든 음료수를 반 컵씩 나눠 마신 뒤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사이다 병에서는 고독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으며, 자양강장제 뚜껑이 닫혀있었다.
이 음료수를 마신 6명 중 지난 15일 정씨가 숨지고, 신씨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나머지 이모(87·여)씨 등 4명은 여전히 중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