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美 연내 금리 인상…요동치는 금융 시장
원달러환율 3년만에 1165원 돌파…석달만에 100원 급등
주식, 외인 사흘째 매도러시...환율급등·코스피 발목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달러 강세로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외국인들이 사흘째 국내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가 상승은 억제되고 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보다 11.5원 오른 1165.1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전일보다 3.4원 오른 1157원에 장을 출발해 오후 2시31분 1166.2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원달러 환율은 그리스 사태 우려가 봉합되자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며 연일 고공 행진하고 있다. 지난 4월말 1060원대에서 세 달 만에 100원 가까이 올랐다.
마감 환율인 1165.1원은 2012년 6월 15일 1165.6원을 기록한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고치다. 1160원선을 넘은 것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출구전략을 시사한 직후인 2013년 6월25일 1163.5원을 기록한 이후 25개월 만이다.
전날 미국의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연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며 달러 강세가 촉발된 것이 원인이 됐다. 전미중개인협회(NAR)는 22일(현지시간) 6월 미국의 기존주택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3.2% 증가하며 연율 기준으로 549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수정치 기록인 532만건을 넘어선 것이자 2007년 2월 이후 8년6개월만에 최대 수준이다.
수급면에서 미국 금리인상을 예상한 외국인들이 국내주식을 매도하며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주식을 1892억원을 순매도하며 5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21일 1285억원, 22일 3758억원 어치의 코스피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1734억원, 53억원을 순매수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최근 1년새 81수준에서 97로 20%가량 올랐다. 그 여파로 국제 금값은 약 5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2달러(1.1%) 떨어진 1091.50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금값은 심리적 저항선인 온스당 1100달러선마저 무너지며 약 5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로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원유 공급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다 미국 재고증가 소식까지 겹쳐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이날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오는 28~29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당분간 달러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시기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달러 강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80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최근 금 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도 50달러 밑으로 다시 떨어지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다"며 "원화가 달러 강세에 충실하게 반응하고 있고 5거래일 연속 역외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달러환율이 예상을 깨고 계속해서 고점을 높이고 있다"며 "이미 1160원대를 훌쩍 넘긴 상황에서 다음주 미 연준의 FOMC 회의를 앞두고 1180원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것도 가능해보인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가 전체적으로 강세"라며 "외국인도 주식을 팔고 있고 워낙 환율 상승 기대가 역내외로 강하다보니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기적으로는 월말이라서 물량이 나올 수 있는데 FOMC를 앞두고 경계심으로 원달러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최근 가파른 속도에 당국이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