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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7-29 08:03
"나 1조원대 상속女인데"…엽기 사기행각 벌인 여대생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099  

신분세탁 들통나자 협박에 비방까지…법원, 징역 10월 선고



2013년. 대학생 신분이던 이모(여·당시 28세)씨는 모 통신회사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이씨는 30대 초반의 같은 회사 영업직 사원인 A씨의 존재를 알게 됐고 사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외모나 주변 환경 등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던 이씨는 쉽사리 A씨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한동안 고민하던 이씨는 묘수를 생각해냈다. 자신의 이름과 외모 등 신분을 통째로 속이기로 한 것.

    

이씨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미모의 여성 사진을 찾아 휴대전화에 내려 받았고 자신의 SNS계정 프로필 사진으로 저장했다.

    

A씨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었던 이씨는 전화로 A씨와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의 본명이 아닌 박★★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그리고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말로 A씨의 환심을 사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A씨와 어느정도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이씨는 "1조원대 거액을 상속받았는데 친척 등 주위에 내 돈을 노리는 사람이 많다. 지금 악성 뇌질환으로 투병 중인데 1~2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거짓 고민을 A씨에게 전화를 통해 털어놨다.

    

또 "힘든 시간을 함께 해주고 지켜줘 고맙다. 당신이 거절해도 나의 모든 재산을 당신에게 증여할 것이며, 만약 당신이 나를 떠난다면 자살하겠다"고도 꾸며댔다.

    

이씨는 자신이 실제 재력이 있는 것처럼 속이기 위해 1000억원이 입금돼 있는 계좌잔고내역서와 고가의 외제차량 구입 계약서 등을 인터넷에서 내려 받아 A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A씨가 실제 만남을 요구할 것을 대비한 이씨는 또 다른 가상의 인물 임○○을 만들어냈다.

    

이씨는 A씨에게 "상속재산 처리 및 암투병 등의 이유로 만날 수 없으니 국세청에 다니는 친구 임○○을 만나 나와 함께 살 집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해 12월 임○○ 신분으로 A씨를 만난 이씨는 "친구가 거액을 상속받았지만 친척들과 소송으로 모든 계좌가 동결돼 힘들어 한다"는 등의 말로 A씨로부터 체크카드를 받아냈다.

    

이씨는 A씨로부터 받은 체크카드를 이용해 쇼핑을 즐기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불과 3달도 채 안 돼 44차례에 걸쳐 4700여만원을 사용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A씨는 확인 끝에 이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그녀와의 연락을 끊었다.

    

하지만 이씨는 그런 A씨를 그냥 놔주지 않았다. A씨를 상대로 협박에 나선 것.

    

지난해 5월 이씨는 A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없음에도 "경찰에 강간상해치사로 고소했다", "지인들에게 성폭행 사실과 욕설파일을 다 돌리겠다", "인터넷에 사진과 음성파일 올리겠다"는 등의 협박 문자를 남겼다.

    

또 A씨의 친구들이 참여한 SNS 단체대화방에서 자신이 아닌 임○○가 글을 올리는 것처럼 가장해 "A씨가 내 친구에게 욕설, 폭행을 하고 유산을 갈취해 친구가 수원의 한 모텔에서 자살했다"는 등의 허위 글을 올려 A씨를 비방하고 모욕했다.

    

참다못한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이씨는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양진수 판사는 사기 및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해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양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가상의 인물을 내세우고 역할 대행자까지 동원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며 "그 과정에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를 협박했으며 공개된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기까지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범행을 뉘우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과거 정신병력에 비추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심리의 일환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를 위해 245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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