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김승연 한화 회장(좌)과 특별사면과 복권된 최태원 SK 회장. © News1>
정부가 광복70주년을 맞아 13일 6527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발표한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SK그룹의 분위기와 김승연 회장이 사면대상에서 제외된 한화그룹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2년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수감생활을 마감하게 된 최태원 회장은 사면에 복권까지 받아 경영일선에 곧바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김승연 회장은 이번 특별사면에서 제외되면서 경영복귀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총수 사면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던 SK그룹은 이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면과 가석방의 기회가 없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국민의 '반기업 정서'를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번번이 '총수 사면'의 목소리를 감춰야 했다.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도 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면서 SK는 또한번 마음을 졸였다.
그래서인지 이날 총수 사면 소식을 접한 SK 직원들의 모습은 흥분으로 들떠 있다. SK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사면소식에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났다"며 "다만 최재원 부회장이 빠졌다는 소식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가슴을 졸이며 뉴스를 지켜봤고 이는 임직원 모두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이제 다시 비상하는 SK그룹을 기대한다"고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SK 사내게시판도 총수 사면 소식에 직원들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 직원은 사내게시판에 "그동안 고배를 마신 인수합병(M&A)프로젝트들이 많았는데 앞으로 더 알찬 빅샷을 기대한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직원은 "침체됐던 그룹 분위기가 다시 회복되어 재성장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며 "회장님 공백으로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신규투자사업이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들떠있는 SK와 달리 한화그룹의 분위기는 착 가라앉아 있다. 사면을 기대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등기이사 복귀도 물건너갔기 때문이다. 총수가 사면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 한화는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지만, 앞으로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아쉬움을 애써 감추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집행유예 중인 김 회장은 과거 두차례 이미 사면을 받은 전력이 있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5년간의 집행유예 종료 후 2년 뒤인 2021년 2월까지 계열사의 등기임원이 될 수 없다. 이같은 전력으로 이번 사면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이 사면에서 제외되면서 경영복귀는 못하게 됐지만,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러나면서부터 이미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한 상태다. 지난해 삼성과의 '빅딜'을 단행해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등 삼성 계열사 4곳을 인수했다. 이 거래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간 진행한 첫번째 '자발적 빅딜' 사례로 남게 됐다. 한화그룹의 재계 서열은 한진그룹(39조원)을 제치고 10위에서 9위로 한단계 올라갔다. 이외에도 태양광 대규모 투자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수주 등을 이어갔다.
또 최근에는 시내면세점 허가권까지 따내면서 다시한번 재계를 놀라게 했다. 김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서비스 부문도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는 면세점 사업을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와 코드를 맞추는 고용확대 계획도 발빠르게 내놨다. 한화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총 1만7569명의 청년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지난 3일 발표했다. 또 충남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전국 17개 광역시·도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기업 총수단 오찬 간담회에 초청돼 참석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