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반도체소재를 ‘물’에 분산시키고, ‘물’로부터 공정을 하고 최종적으로 계면활성제를 제거하는 실험과정의 모식도. (a) 고분자 반도체와 비이온 계면활성제를 섞어준다. (b) 충분히 교반시키면 계면활성제에 의해 물에서 안정한 반도체 나노입자가 생성된다. (c) 반도체 나노입자가 분산되어있는 증류수 용액을 원심분리법을 이용하여 수차례 정제한다. 이 과정에서 과량의 계면활성제가 제거된다. (d) 반도체 나노입자가 분산된 증류수 용액으로부터 소자 제작을 위한 박막을 제작한다. (e) 계면활성제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위하여 에탄올에 수초간 담궜다 빼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한다. (f) 완성된 박막은 고분자 반도체만으로 구성되어있으므로, 최종적으로 전극을 증착하여 소자를 완성한다. (미래부 제공) @News1>
연구진 "친환경 기술개발 성공…디스플레이·센서 제조 접목해 산업성장 가능"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물을 이용해 친환경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핵심 기술인 디스플레이와 각종 센서 등의 제조에도 접목할 수 있어 관련 산업의 성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대성 중앙대 교수와 김윤희 경상대 교수 등 국내 연구진이 탄소와 탄소 화합물로 구성된 유기체로 만들어진 유기반도체를 녹일 때 쓰는 유기용매 대신 물을 이용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유기반도체는 현재 주로 쓰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가볍고 유연하며 적은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기에 활용되고 있다. OLED와 같은 장치를 구현하려면 고체 형태로 제조된 유기반도체를 녹여서 필름(박막)으로 성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기반도체를 고르게 분산시켜 녹이기 위해 유기용매를 활용하는데, 이 용매는 근본적으로 내부 부식성과 인체 유해성이 있어 이를 대신할 친환경 용매가 필요하다.
전세계적으로 물과 같은 친환경 용매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져 반도체를 물에 녹일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러나 물에 녹은 일부 물질이 내부에 남아 전하 이동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 활용된 적 없었던 새로운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를 개발했다. 계면활성제는 한 분자 안에 물, 기름과 모두 친한 성질이 들어 있어 기름과 물이 잘 섞이게 하는데, 연구진이 개발한 계면활성제는 반도체를 다 녹여 박막을 형성한 후에 이 활성제가 떨어져 나가 전하의 흐름을 유지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고성능 유기반도체 박막 제조에 성공했으며 높은 전하이동도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유기용매로 만들어진 유기반도체뿐 아니라 실리콘 등 무기 반도체와 비교했을 때와도 유사한 전하이동도였다.
정대성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초로 물을 활용한 고성능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핵심 개발기술인 디스플레이와 각종 이미지 센서 등의 제조에 친환경 기술로 접목될 수 있어 산업계로부터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부의 기초연구사업과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 결과물은 특허로 출원됐고, 재료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 8월 19일자에 게재됐다. VIP논문으로도 선정돼 표지논문으로도 게재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