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시각장애를 가진 70대 노부부의 애잔한 사연을 듣고 이들 부부의 소소한 바람을 이뤄준 구성파출소 권오성 경위(좌측)와 최두영 경사. © News1>
"10년을 한결같이 돌봐준 남편 팔순여행 보내고파"…바람 이뤄준 경찰
1급 시각장애를 가진 70대 노부부의 애잔한 사연을 듣고 이들 부부의 소소한 바람을 이뤄준 경찰관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31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구성파출소 권오성(54) 경위와 최두영(34) 경사는 최근 용인시 기흥구 청덕동 문안순찰(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순찰활동) 과정에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로부터 어느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1급 시각장애를 가진 윤모(73) 할머니 부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윤 할머니는 10여년 전 녹내장을 앓으면서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이후 자식들과도 연락이 끊기면서 남편 신모(79) 할아버지와 단 둘이 용인의 한 임대주택에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해왔다.
윤 할머니는 보호자 없이는 식사조차 혼자 해결하지 못할 만큼 몸이 온전치 못했다. 그런 윤 할머니를 지극히 간호하고 돌봐 준 사람은 바로 남편인 신 할아버지뿐이었다.
윤 할머니는 남편에게 늘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윤 할머니는 남편 친구들이 팔순을 기념해 고향인 전북 변산반도 1박2일 여행을 계획했고 신 할아버지에게도 함께 할 것을 권유했으나 신 할아버지는 자신을 돌보기 위해 여행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윤 할머니는 너무도 미안한 마음에 "남편이 편안히 고향을 다녀올 수 있게 된다면 여한이 없겠다"며 남편을 보내지 못하는 속상한 마음을 사회복지사에게 털어놨다.
사회복지사로부터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권 경위와 최 경사는 할머니의 작지만 애잔한 소원을 들어주기로 뜻을 모았다.
그리고 인근 마북동에 있는 중앙요양병원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병원 측에서 신 할아버지의 여행동안 윤 할머니를 돌봐주기로 흔쾌히 수락했다.
권 경위와 최 경사는 여행 출발 당일인 29일 순찰차를 이용해 할머니를 병원으로 이송,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신 할아버지에게는 여행 동안 신을 등산화를 선물했다.
윤 할머니는 "경찰관들이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도 이렇게 큰 관심을 가져 주는지 미처 몰랐다. 너무 고맙고, 남편이 잠시라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여한이 없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권 경위와 최 경사는 "일상인 것 같은 일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소망일 수도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며 "경찰관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윤 할머니를 보살폈던 중앙요양병원 측은 향후에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뜻을 경찰에 전해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