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법학과 교수들 "존치해야"…로스쿨 원장단 "폐지해야"
사법시험 존폐에 관한 법조계의 의견이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일반 대학교 법학과 교수들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일반 대학교 법학과 교수들은 사시 존치를, 로스쿨 교수들은 사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대학 법학과 교수들이 모여 만든 사단법인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 절대다수가 사시 존치를 찬성하고 있다"며 사시 존치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고시낭인 양산, 수험법학 전락, 특정 명문대 합격자 독식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됐다"며 "그런데 지금 도입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입학성적, 변호사시험 합격점수도 공개되지 않는 문제점은 특정계층의 특혜를 조장하고 있다"며 "반면 사시는 한국에서 가장 공정하고 권위 있는 시험으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등용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시를 남겨두고 로스쿨 제도와 함께 운용해 법조인 양성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법치주의 확립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며 "두 제도를 같이 운용해 법률소비자인 국민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로스쿨법은 국회의 충분한 검토 없이 여야간의 협상을 통해, 국민적인 합의없이 통과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전국 로스쿨 교수들이 모인 '전국 로스쿨 원장단'은 같은 날 오후 1시4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와 정반대의 입장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국형 로스쿨 도입, 사시 폐지는 10여년이 넘게 논의한 결과 나온 결론이었다"며 "사시 폐지는 국민과의 엄중한 약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로스쿨 등록금 총액의 약 40%가 장학금으로 지급된다"며 로스쿨 등록금은 비싸지 않다고 지적했고 "특혜 의혹은 개인의 문제이지 로스쿨 제도 자체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로스쿨 도입으로 대학교육이 정상화됐고 합격한 변호사 중 서민층과 지방대학 출신이 늘었다"며 "사시 존치 논의가 합리적이고 이성적 절차를 따르지 않고 악의적인 흠집내기,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되는 데에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등록금을 인하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전형 비율을 확대하며 야간 로스쿨, 온라인 로스쿨 등을 개설하는 등 조치는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