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행 난민의 급증과 함께 이들의 다양한 밀입국 방식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주 유럽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일 중 하나는 냉동트럭을 타고 오스트리아로 진입한 난민 71명이 질식해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었다.
난민들은 최근 대규모로 몰려다니면서 열차나 트럭에 탑승한 채 국경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 유럽 각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영국 BBC와 텔레그라프 등에 따르면 스페인의 테러와 조직범죄 대응 경찰인 민경대는 1일(현지시간) 모로코에 위치한 스페인 영토 세우타로 들어온 한 차량에 숨어있던 난민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한 난민 남성이 자동차 보닛 안에 누운 모습이 담겨 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엔진룸의 좁은 공간에 몸을 구겨 넣은 것이다.
과열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얼굴 옆쪽에 물체를 댔지만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몸을 집어넣은 채 다리마저 굽히고 있는 모습은 위태로워 보이기만 한다.
민경대는 엔진과 라디에이터 사이에 남성이 숨어있는 모습을 발견하자 운전자도 당황한 모습이었으며 이 남성은 오랜 시간 몸을 웅크린 탓에 발생한 근육 경련과 탈수 증세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여행용 캐리어에 몸을 숨긴 채 밀입국을 시도하는 위험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27세의 모로코 남성이 캐리어 안에 몸을 구겨 넣은 채 모로코 동북부의 스페인령 멜리야에서 스페인 본토 알메리아로 향하다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캐리어를 운반하던 이 남성의 형은 항구를 출발한 후 5시간 뒤에 캐리어를 열었으나 동생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이후 숨을 거뒀다.
이 같은 형태의 밀입국은 지난 5월에도 스페인 세관에 의해 적발됐다.
8세인 아두 카타라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여성용 캐리어에 몸을 웅크려 집어넣은 채 코트디부아르에서 스페인까지 이동했다.
스페인 세관은 엑스레이 검사 도중 캐리어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카타라를 꺼냈는데 다행하게도 생명이 위급한 상태는 아니었다.
카타라는 스페인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던 어머니와 상봉했지만 아버지는 아동 학대와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됐다.
해로와 육로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이주기구(IOM)는 올해 8월까지 지중해를 통해 남유럽에 도착한 난민수가 지난해 21만9000명을 훌쩍 넘어선 35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말에는 지중해 유입 난민수가 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금도 유럽 인근 어디선가는 이 같은 목숨을 건 여행이 계속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