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제주 추자도 연안에서 전복된 돌고래호가 섬생이섬에 결박돼 있다. 돌고래호는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 관광객 등 19∼20명(추정)을 태우고 전남 해남으로 가다가 통신이 두절돼 6일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남쪽의 무인도인 섬생이섬 남쪽 1.2㎞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다. 아직 돌고래호의 정확한 탑승자 수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2015.9.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밧줄·너울에 의한 사고 가능성 높아 …불법 구조변경 여부 조사
해경·제주도 선박 인양 책임 떠넘기기 ‘빈축’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돌고래호(9.77t)가 전복된 것은 기상악화로 인한 너울이나 양식장 밧줄 등에 배가 걸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에 이어 육안과 수중탐색을 실시한 결과 돌고래호의 배 밑바닥은 암초에 부딪쳐 찢어지거나 긁힌 흔적이 없이 깨끗했다.
또 배 스크류에는 그물이 걸린 흔적이 없어 일부에서 제기하는 양식장 그물에 걸려 사고가 났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사고 해역 근처에는 양식장이 없다는 사실도 그물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수중탐색 결과 등을 살펴보면 배 밑바닥이 깨끗하고 스크류에는 그물 흔적이 없이 깨끗하다”며 “선체 상태로 볼 때 충돌로 인한 사고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생존자 진술과 주민들의 이야기 등을 종합하면 사고 원인은 밧줄에 선박이 걸렸거나 기상악화로 인한 너울에 의한 것으로 좁혀지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9.77t급 규모의 배는 바다에 떠 있는 굵은 밧줄에 걸릴 경우 전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 김모(47)씨도 “양식장 줄에 걸려 엔진이 정지되면서 급격히 배가 전복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야간 운항을 하는 과정에 밧줄 등에 배가 걸려 전복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상악화로 인한 너울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고 해역은 평상시에도 파도와 조류가 센 곳으로 추자도 주민들조차 평소 운항을 기피하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사고 당일 이 곳에는 많은 비와 초속 11.1m의 강한 바람이 불고 바다의 물결도 최대 파고 2.1m로 높은 편이었다.
“배가 출발한지 20분도 지나지 않아 ‘쾅’ 소리가 나면서 배가 전복됐다”는 생존자 이모(49)씨와 “당시 너울이 많이 치는 상황이었다”는 생존자 박모(38)씨의 설명도 사고 당시 기상상황이 나빴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 본부장은 “배가 밧줄에 강하게 부딪힐 경우 배가 전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강한 너울에 의한 사고 등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고 원인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전복한 돌고래호에 대한 수중 촬영에 실시하고 선박검사 결과를 분석해 불법 증개축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불법 구조변경이 이뤄졌을 경우 배가 수면에서 원래 모습을 찾는 복원력이 상실돼 강한 너울에 전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해경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돌고래호를 인양하기로 하고 7일 제주도에 인양을 요청했다.
이에 제주도는 인양 과정에서의 훼손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회신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고 원인 규명의 일차적인 책임은 해경에 있고, 선체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훼손 우려가 높아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해경 관계자는 “선박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파도 등에 훼손돼 원인 규명이 어려워질 우려가 크다”며 “선박을 인양하는 것이 우선인데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안타까운 사고로 10여 명이 죽거나 실종된 참사 앞에서 해경과 지자체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