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들이 30일(현지시간) 3중으로 된 철조망을 넘어 세르비아에서 헝가리로 진입하고 있다.© AFP=뉴스1>
헝가리 난민캠프에서 난민 수용자들이 "우리에 갇힌 동물처럼 배식을 받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라고 AF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오스트리아의 한 자원 봉사자가 올린 영상에는 헝가리의 남부 접경지역 로스케의 난민수용소의 배식 장면이 나온다. 촬영은 이틀전인 지난 9일 이뤄졌다.
영상을 보면 경찰들이 철망으로 칸이 나눠진 공간에 있는 난민들에게 샌드위치 봉지로 보이는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방법이 독특하다. 줄을 서 하나씩 나눠주는 방식이 아닌 몰려든 난민들을 향해 샌드위치 봉지를 던져준다.
AFP통신은 "영상에서 150여명의 난민들은 경찰들이 던지는 샌드위치 봉지를 받으려고 뒤엉켜 있었다"며 "경찰들은 마스크를 쓴 채 철망(pen) 반대편에서 봉지를 집어 던졌다"고 전했다.
굶주린 난민들은 던져주는 샌드위치 봉지를 낚아채려 부대끼고 그 사이에서 연약한 여성들과 아이들은 거의 방치돼 있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중 일부 아이와 노약자는 철망을 타고 올라 소리치거나 손을 흔들며 구걸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동영상을 올린 오스트리아 자원봉사자인 클라우스 쿠프네르는 당시 현장에 대해 "유럽의 콴타나모처럼 보였다"며 "우리에 갇힌 동물들에게 음식을 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쿠프네르는 난민들을 돕기 위해 음식, 옷, 의약품과 같은 생필품을 전달하려고 로스케수용소를 방문했다가 이같은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쿠프네르와 함께 수용소를 방문했던 미카엘라 스프리젠도르페르는 "비인간적이었다"며 "하지만 수용소의 난민들은 심각한 허기에도 음식을 놓고 싸우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동영상은 10일 늦게 유튜브에 올라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고 11일 오후 5시 현재 조회 건수는 2만2900 클릭을 넘었다.
유엔난민기구는 최근 로스케 난민캠프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지적하며 헝가리 정부에 난민 대우 개선을 촉구했다. 앞서 세계적 공분을 자아낸 헝가리 TV 카메라 여기자의 난민 발길질도 로스케에서 이뤄졌다.
(동영상 구현시 상단에 쓰인 'Flüchtlingslager Röszke 09092015-1'을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