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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08 20:50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친지 분들께
 글쓴이 : 내표도소중
조회 : 3,721  
***공감하는 부분이 적지 않아 옮긴 글입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친지 분들께

이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주변 친지들의 과반수가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이다. 이곳 페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글이 그들의 마음을, 그래서 결국 나와 그들 사이의 오랜 친분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페북에 올라오는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의 글은 참고 읽어내기 어렵다. 투표일이 가까워올수록 점입가경이다. 다른 후보 지지자들, 특히 심상정 후보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 지지를 설득하고 호소하는 차원이 아니라 조롱하거나 겁박하기까지 한다.

평소 신뢰하고 존경해온 친지들의 타임라인에서도 그런 글을 적지 않게 만난다. 그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느 지점에서 갈리는 걸까? 나 스스로도 정리할 겸 내 생각을 밝혀보고 싶다. 선거 뒤 문 후보 지지자 친지들을 만났을 때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 나의 대선 투표 편력

50대 중반인 나로선 지금까지 대통령선거에 유권자로서 참여할 기회가 6번 있었다.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된 적은 한 번도 없다.

1번째는 지지하는 후보가 사퇴해 기권했으며, 2~5번째는 지지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없음에도 표를 줬고, 6번째인 지난 대선 때는 생애 처음으로 찍은 후보가 당선되는 기쁨을 맛보리라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7번째 맞는 이번 대선에선 사전투표 때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찍었다.

- 혹시 나의 투표 편력을 좀 더 알고 싶을 정도로 호기심이 왕성한 친지 분은 2002년 대선 때 <오마이뉴스>에 올린 글의 주소를 덧붙이니 참조하소서. https://goo.gl/kzGfGC

# ‘사표 논리’ 번지수가 틀렸다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은 ‘사표’ 논리를 내세워 심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을 흔들려고 한다.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 즉 심상정에게 주는 표는 ‘죽은 표’라는 얘기다. 선거가 승자독식 게임의 성격이 짙은 건 사실이다. 사표의 논리도 그 같은 판단에 기대고 있다.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승리하고 어떤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나라 전체가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집권을 통해서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하나의 크고 작은 정치행위들이 쌓여 희망은 현실에 가까워진다. 투표도 그런 행위의 하나이다.

선거에서 어떤 표든 사표는 없다. 투표함의 ‘표’는 죽지 않는다. 비록 자신이 찍은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그 표는 그 후보와 지지 세력의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다. 선거에서 사표는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에게 던지는 표가 아니라 지지하는 후보가 있음에도 투표하지 않는 표이다.

문 후보 지지자들은 심 후보 지지자들에게 사표 논리를 강변하는 시간에 문 후보 당선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나 하나쯤 투표 안 해도 되겠지” 하는 지지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으로 불러오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것이 문 후보 당선을 실제로 위하는 길이자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다.

- 설마 ‘사표’의 사전적 정의로 이 글을 반박하진 않겠지?

# 전략투표? 소신투표?

몇몇 페친의 타임라인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인용문을 봤다. “왜 본인들은 소신투표하면서 다른 사람들 표로 정권교체하려고 합니까? 왜 본인들의 고고한 이상을, 다른 사람들의 절박한 표 위에서 실현하려 합니까? 냉정하게 말씀드리죠. 그거, 무임승차입니다.”

어떤 분은 문 후보 지지와 심 후보 지지를 현실과 이상으로 나누고 심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낭만적 행위로 단정한다. 또 어떤 분은 문 후보 지지와 심 후보 지지를 전략투표와 소신투표로 나누고, 특히 젊은 층을 향해 지금은 소신투표는 당치 않고 전략투표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충고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나는 문 후보 지지자들의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 그런데, 위 글들을 읽으면서 좀 헷갈렸다. 그럼 이들은 자신의 소신대로 투표하지 않는다/않았다는 얘기인가? 그 표현이 ‘정권교체’이든 ‘현실’이든 ‘전략’이든, 문 후보를 찍는 것이 현재 자신의 ‘소신’이므로 그렇게 투표하는 게 아닌가? 반복하지만 나는 그 소신을 존중한다. 하지만 자신은 자기 소신대로 투표하면서 다른 이에게 ‘네 소신대로 투표하지 말고 내 소신을 따라 투표하라’고 주장하는 소신은 존중할 수 없다. 그게 내 소신이다.

덧붙인다.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에게 ‘고고한 이상’으로만 보이는 그것이 어떤 이들에겐 정권교체를 뛰어넘어 죽고 사는 문제만큼 ‘절박한 현안’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바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든 알리려는 절박한 심정을 담아 뻔히 낙선할 줄 아는 후보에게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던지는 것이다. 그것이 심 후보 지지자들, 아니 다른 이들은 모르지만, 나의 전략투표이고 투표전략이다.

- ‘무임승차’ 운운 주장은 반박할 가치조차 없다.

# 심찍홍? 촛불 민심의 지상명령이 정권교체라면...

심찍홍! 심상정 찍으면 홍준표 된다.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촛불 민심을 배반하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린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홍준표와 자유한국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 문 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는 얘기다.

정권교체? 나도 정권교체를 바란다. 그런데 그토록 정권교체를 소망한다면 문 후보가 사퇴하고 심 후보를 밀어주면 어떤가? 정의당은 세력도 약하고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에 어렵다고?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하는 건 어떤가? 그럼 확실히 홍준표의 당선을 막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듯싶은데…. 그건 촛불이 바라는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촛불 중에서 민주당 지지자, 문 후보 지지자들이 바라는 정권교체가 아니겠지.

홍준표의 돼지발정제 사건이 터졌을 때의 문재인 후보 캠프 반응을 기억한다. 다른 캠프에서 한목소리로 홍 후보 사퇴를 주장할 때 문 캠프는 어떠했던가? 애써 무시, 침묵에 가까웠다. 지금도 그렇고 그때도 그렇고 홍준표는 대통령은커녕 대통령후보의 자격조차 없는 인물이다.

그게 촛불의 민심이다. 문 캠프는 안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홍준표의 존재를, 지지율 상승을 내심 반겼던 거 아닌가? 그런데 지금 와서 심찍홍이라니, 촛불에 대한 배신이라니. 최소한의 염치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 문 후보 지지자들이 내세우는 ‘정권교체’는 달리 풀이하면 민주당의 재집권,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이다.

# 분산표가 역대 대선에 미친 영향

문 후보 지지자들의 사표 주장, 표심 분열에 따른 수구세력의 집권 우려 주장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레퍼토리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1987년 체제 이후 DJ와 YS가 갈렸던 첫 대선을 제외하고 역사는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까운 순서로 지난 18대 대선 때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사퇴했고 문재인 후보는 낙선했다. 17대 때는 정동영, 권영길, 문국현 후보의 표를 모두 합쳐도(32.2%) 이명박의 득표율(48.7%)을 넘지 못했다. 16, 15대 때는 권영길 후보가 완주했음에도 노무현 후보와 DJ가 당선됐고, 14대 때 백기완 후보의 득표(1.0%)도 YS의 당선(42.0%)과 DJ의 낙선(33.8%)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참고로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가장 많이 득표한 것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로 3.9%였다. 그리고 그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 후보 지지자들의 또 하나 주장. ‘적폐청산’ 등 개혁 과제를 힘 있게 밀어붙이려면 압도적 득표가 필요하다고 한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50% 내외의 득표율을 올린 후보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다. 그 결과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반면 40대 초반의 득표율을 얻은 YS, DJ는 모두 집권 초기 70%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선 당시의 득표율보다 집권 이후 국정 운영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 비판적 지지와 ‘문빠’

이쯤에서 정치지도자로서 문재인 후보에 관한 내 생각을 밝히는 게 나을 듯싶다. 주변 선후배, 친구들이 그토록 ‘정권교체’를 외치니 한 번 눈 딱 감고서라도 문 후보를 찍을 만한데, 나는 왜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는 걸까. 투표 때마다 사표를 생산하는 쓸모없는 유권자이고, 현실은 무시한 채 고고한 이상이나 쫓는
낭만주의자이고, 그래서 결국 시대에 뒤떨어진 철없는 좌파 꼴통이라 그런가?

주변 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문 후보에 대한 평가를 이것저것 들어왔다. 그 가운데는 문 후보를 직접 만나거나 함께 일해 온 분들이 적지 않다. 이런저런 사유로 지금은 그의 곁을 떠난 이들을 뺀다면 그들로부터 문 후보를 비판하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선거철이니 당연하지 않느냐고? 아니, 지난 대선 이후 지금까지 그랬다.

주변 친지들에게서 들은 문 후보 이야기는 대부분이 그의 인품에 관한 것이다. 비판은 고사하고 정치지도자로서 능력에 관한 평가는 거의 들은 기억이 없다. 능력에 관해 기억나는 것은 ‘공감/소통 능력’ 정도다. 대통령으로서 인품과 공감/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호를 이끌어가야 할 지도자에겐 더 이상의 능력이 요구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불안하다. 문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한다. TV토론회를 빠짐없이 지켜본 결과로는 대권주자로서 지난 4~5년간 어떤 준비를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보는 내내 답답했다. 발음이나 화술 때문이 아니다. 집권 이후 프로그램에 관한 구상과 이해가 부족해 보였다. 주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념조차 정리되지 않은 인상이었다. ‘동성애 반대’ 발언은 그런 바탕에서 불거진 하나의 삽화로 여겨진다.

1987년 체제 이후 선거 국면에서 진보 진영이 리버럴 보수(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때는 ‘비판적 지지’가 기본 태도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시나브로 ‘비판적’이란 조건이 사라졌다. 진보 인사를 자처하는 지금의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제3자 눈엔 두루뭉수리 ‘문빠’로 비쳐진다. 당자는 억울하더라도 자초한 일이다.

#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거는 기대

드디어 내일이다. 날이 밝으면 투표소가 열리고 저녁이면 새 대통령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 투표일을 코앞에 두고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의 발언과 행동을 비판하는 글을 끙끙대며 써서 올리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나는 문 후보를 지지하는 친지들을 믿는다. 문재인은 미덥지 않아도 그들은 믿는다. ‘정권교체’를 위한 ‘사표’ 방지와 ‘전략투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그들의 선의를 믿는다. 자신의 사리사욕이 아니라 더 나은 나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욕먹을 각오를 하고, 그런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친지 분들도 마찬가지다. 속된 말로 그런다고 돈이 나오겠나 밥이 나오겠나. 당장은 불편할 수 있지만 곧 또 함께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 어느 때 광장에서 또 함께 촛불을 밝히면서 만날지도 모르고. ^^

맨 앞에 밝혔듯이 대선에서 내가 투표한 후보가 당선된 적이 한 번도 없다. 틀림없이 이번 대선도 그럴 것이다. 아마 권력 구조와 선거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평생 내가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집권하는 모습은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내 소신에 따라 전략적으로 내가 소망하는 가치와 정책을 기준으로 그 실현을 약속하는 정치세력에게, 후보에게 성실히 투표할 것이다. 나는 그것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가치이며, 민주 시민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믿는다.


지나가다 17-05-08 21:25
 
내표도소중 하신 분 글 내용을 보니 소주 한 잔 하시고
힁설수설(橫說竪說)한  글을 올려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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