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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04 12:32
눈산조망대/ 이래도 아기 안 낳아?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112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이래도 아기 안 낳아?

 
요즘은 신문 대하기가 역겹다. 시위나 정치인들의 싸움질 뉴스뿐이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천방지축 정책에 항의하는 데모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한국에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처리시한이 임박해지면서 온 국민이 ‘촛불’과 ‘태극기’로 갈려 광장을 메우고 있다. 미국도, 한국도 너무 시끄러워 정치가 정지되고 실종된 모양새다.

판박이 신문에 식상한 독자들의 기분을 바꿔줄 희한한 뉴스가 있다. 정치판에 이처럼 우습고, 신선하고, 기발한 이슈가 대두된 게 신기하다. 한국이나 미국 얘기가 아니다. 해외토픽 같은 이 뉴스를 뉴욕타임스는 지난주 대서특필로 보도했다. 독자들이 파안대소해주길 기대하며 이 글을 쓰지만 낯 뜨겁고 해괴망측하다며 꾸짖을 독자도 있을 것 같아 겁난다.

스웨덴의 북부 소도시 오버토니아의 한 시의원이 최근 뚱딴지같은 안건을 발의했다. 550여 시청 직원들에게 매주 한 시간씩 특별 유급휴가를 주고 이들을 집에 보내 배우자나 동거자와 ‘낮거리’(낮의 성행위)를 갖게 함으로써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주고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한편 특히 마을의 오랜 고민인 저출산 개선에 일조하자는 내용이다.

제안자인 펠-에릭 머스코스 의원은 마을의 출산수요에 비해 주민들의 섹스공급이 딸린다며 일상생활이 스트레스의 연속이어서 섹스 충동이 약한데다가 밤엔 자녀들과 함께 있어서 기회도 적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부부가 낮에 단둘이 오붓하게 있으면 자연히 분위기가 로맨틱해져 섹스로 연결되며 이를 매주 반복하다보면 저절로 출산이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머스코스 의원의 제안은 순식간에 스웨덴의 전국뉴스로 떠올랐다. 안 그래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헛소리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던 스웨덴 국민들 사이에 국면전환의 화제로 회자됐다. 트럼프는 미국이 스웨덴처럼 안 되려면 불법이민자를 추방해야한다고 엉뚱하게 주장했었다. 모든 정치이슈가 그렇듯이 머스코스의 제안에도 찬사와 비난이 함께 쏟아졌다.

한 의사는 성행위가 출산효과 외에 스트레스를 줄이고, 숙면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고, 부부간의 친밀감을 증진시킨다며 머스코스의 제안을 중앙정부 정책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휴가시간에 집에 가서 꼭 섹스를 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그 시간에 섹스 대신 산책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단속할 것이냐며 따지는 주민들도 있었다.

시 직원들 중 미혼자와 독신자들은 휴가시간에 집에 안 가고 사무실에 죽치고 앉아 컴퓨터로 ‘틴더’(파트너 찾기 앱)만 열심히 뒤질 것이라거나, 눈 맞은 남녀직원이 집 대신 모텔로 가 불륜이 조장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 체력상 한 시간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섹스 휴가시간을 더 늘려달라고 은근히 부추기는 나이 지긋한 직원도 있었다.

한 시의원은 머스코스의 제안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며 어이없어 입을 떡 벌린 동료 의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들에게 일하다말고 집에 가서 한시간동안 아기를 만들라는 것은 그들의 봉급을 위해 혈세를 내는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열을 올렸다. 머스코스 제안은 올봄 시의회 표결에서 31명 시의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발효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2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처칠정부가 표방한 복지정책 슬로건이지만 스웨덴에서 활짝 개화했다. 출산부부에 1 4개월(480)간 휴가를 준다. 출산율이 스웨덴의 1.9명보다도 낮은 스페인(1.3), 독일(1.4) 등 많은 유럽 국가들도 묘안을 찾고 있다. 덴마크(1.7)는 학생들에게 피임법 대신 섹스의 미덕을 가르쳐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도 초저출산(1.2)의 ‘인구절벽’ 위기를 맞아 출산장려금을 지급하지만 약발이 별로다. 스웨덴 식 ‘낮거리 의무화’도 안 통한다. 섹스는 이미 문란할 정도로 편만하다. 아기 안 낳는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먹고살기 어려워서다. 그런 법을 제안할 국회의원도 없을 터이다. 보수층 유권자들이 몰려와 탄핵 아닌 소환시위를 벌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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