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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11 01:25
눈산조망대/ 늙기도 서럽거늘…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755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늙기도 서럽거늘…
 
“처음에는 네발로, 다음에는 두발로, 나중에는 세발로 걷는 게 뭐개?”라는 아이들 수수께끼가 있다. 사람이다. 노인이 되면 지팡이까지 세발로 걷는다

‘사륜구동’의 보행기를 사용하는 노인들은 여섯 발로 걷는 꼴이다. 그러다가 다리 힘이 완전히 빠져버리면 휠체어에 앉아 다시 두발로 다니게 되고 더 심해지면 침상에 누워 꼼짝 못하다가 하늘나라로 날아간다.

내 어머니도 서울근교의 양로병원에서 1년 반 가량을 침상에만 누워 지내시다가 재작년 96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다. 의사와 간호사가 양로병원에 상주했고, 조선족 여인이 어머님 병실에 배정돼 다섯 할머니 환자를24시간 간병했다. 음식도 한식이었다. 어머님은 끝까지 정신이 말짱하셔서 간병인과 환담도 곧잘 하셨다. 병세 이외에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다.

미국의 주요도시에도 한인운영 노인 보호시설이 있다. 양로병원이 아닌 ‘양로가정(Nursing Home)’이다. 웬만큼 큰 집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정부당국의 제반 관련규정을 지키고 훈련된 간병인을 고용해 양로가정을 열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인들은 유교 정서상, 아니면 경제형편 상, 가족이 스스로 노인을 돌보거나 간병인을 집으로 불러 돌보도록 한다.

내 보기도 그게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최근 CNN의 특집기사를 읽고 충격이 컸다. 한인 양로가정은 안 그렇겠지만 주류사회엔 복마전 양로가정이 수두룩하다

‘양로가정의 강간사태’라는 제목이 붙은 그 기사는 수많은 노인들, 특히 중증 치매환자들이 자신들을 보호하라고 채용한 간병인들에게 오히려 강간당하기 일쑤인데도 좀체 시정되지 않는다며 개탄했다.

미네소타의 한 양로가정에선 83세 치매 할머니를 상습적으로 강간해온 손자뻘 간병인이 동료 간병인에게 들켜 쇠고랑을 찼다. 인도네시아 태생인 이 할머니는 2차 세계대전 때 일제 점령군의 집단강간을 피해 미국에 난민으로 망명했다가 결국 생의 마감 직전에 자신의 보호자에게 강간당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흑인청년 간병인은 리베리아 난민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선 쇠락해진 88세 할머니가 잠결에 추워서 깨보니 간병인이 알몸이 된 자기를 내려다보며 “이래서 이 직업이 좋아…”라고 말했다고 신고했다. 몸에서 도뇨관이 빠져 침대가 젖어 있었다고 했다. 70년을 해로한 망부 외에 다른 남자를 몰랐던 이 할머니는 국부에 불치의 허피즈 감염진단을 받았지만 그녀를 성폭행한 간병인은 끝내 붙잡히지 않았다.

아이오와에선 거동 못하는 할머니를 목욕시켜주던 간병인이 그녀를 강간했지만 업소 측은 그가 출국했다며 신고하지 않았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선 간병인이 인식능력 없는 76세 할머니에게 강제로 구강섹스를 시켰다. 텍사스에선 똑같은 곤욕을 당한 할머니가 브라자에 흘린 간병인의 정액을 보관해 신고했지만 검찰은 그녀가 증언을 못한다며 사건을 기각했다.

할머니들만 당하는 게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선 간병인들이 단체로 뇌성마비 환자 등 할아버지 5명을 발가벗겨 행진시키며 비디오를 찍었다. 젖꼭지와 성기를 꼬집기도 했다. 또 성인 간병인만 문제도 아니다. 미네소타에선 10대 남녀 보조 간병인들이 치매환자 할머니, 할아버지 15명의 가슴을 더듬고 사타구니를 문지르고 항문을 손가락으로 쑤시며 킬킬거렸다.

CNN 2000년 이후 전국 양로가정의 성폭행 신고가 16,000여 건, 2013~15년 처벌된 위반업소가 1,000여 곳이라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증언능력 없는 치매환자고, 감독요원이 부족하고, 업주들이 처벌을 피해 사건을 은폐하기 일쑤고, 저임금(시간당 11~12달러)에 자질 있는 간병인들이 외면하는 점 등이 양로가정의 성폭행 사태를 부채질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오는 2050년까지 65세 이상 미국인이 지금의 두배 이상 늘어나 양로가정의 비리도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고령화는 미국보다 한국이 더 빠르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 양로병원의 성폭행이 문제되지 않는다. 한국이 좋아졌다는 사실을 어머니 덕분에 양로병원과 깨끗한 화장시설에서 새삼 실감했다. 나이가 들면서 자꾸 고국 쪽을 넘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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