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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9 02:34
눈산조망대/ ‘미국 노인의 달’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545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미국 노인의 달’
 
술집에 한 노인이 들어오자 바텐더가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노인이 “보면 모르오? 환갑 넘은 노인이오”라고 말했지만 바텐더는 물러서지 않았다. 노인이 싫지 않은 낯빛으로 운전면허증을 보여주자 바텐더는 그제야 술을 따라줬다. 노인이 술값을 지불하며 “거스름돈은 팁이요”라고 말하고 나가자 바텐더는 “백발백중! 또 한건 올렸다”며 희희낙락했다.

하나 더 있다. 술집 앞길의 빗물 웅덩이에서 낚시질을 하는 구부정한 노인의 모습을 본 한 중년신사가 어이없고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를 술집으로 데리고 들어가 술 한잔을 사줬다. 중년신사가 “땅에 사는 바보 물고기를 몇 마리나 낚았오?”라고 조롱하자 노인은 “당신이 오늘 여덟 번째요”라며 맛있게 술잔을 비운 뒤 아홉 번째 물고기를 낚으려고 나갔다.

둘 다 리더스다이제스트에 실린 유머다. 노인들의 젊어 보이고 싶은 심리와 오랜 세월 산전수전 다 겪으며 터득한 지혜를 풍자한 우스개다. 처칠의 비감어린 유머도 널리 회자된다. 한 여인이 늙은 처칠의 양복바지 단추들이 열린 것을 보고 기겁하자 그는 “부인, 안심하십시오. 이미 죽은 새는 새장 문이 열려도 절대로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선 누구나 알다시피 5월이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도 끼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선 5월이 가정의 달 아닌 ‘노인의 달’로 돼 있다. 정작 대부분의 노인들이 모르는 사실이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5월을 ‘Senior Citizens Month’로 지정했고, 2년 뒤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명칭을 ‘Older Americans Month’로 바꿔 공식 선포했다.

한국엔 노인의 달 아닌 ‘노인의 날’이 있다. 10 2일이다. ‘국제 노인의 날’인10 1일에 맞추려고 했지만 그날이 ‘국군의 날’이어서 하루 뒤로 밀렸다. 노인의 날이 한국에선 단 하루뿐이지만 미국에선 한 달이다. 그것도 연중 황혼기인 가을철이 아니라 혈기왕성한 청춘기 봄철이다. 미국엔 어버이날은 없어도 ‘조부모의 날’은 있다. 가을철인 9 9일이다.

한국정부는 미국보다 30여년 뒤인1997년에야 노인의 날을 제정했다.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을 치하하고 전래의 경로효친(敬老孝親) 사상을 후세들에 고취시킨다는 취지다. 미국의 취지는 좀 더 진취적이다. 노인들에게 활동기회를 넓혀줌으로써 삶의 질을 개선해주고 그들이 터득한 지혜와 경험을 젊은이들에게 귀감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엔 ‘노인봉사단(Senior Corps)’이 있다. 평화봉사단(Peace Corps)처럼 연방기관이다. 현재 회원이 245,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지체장애 어린이들에 멘토가 돼주거나  스리프티 같은 자선 중고품 판매체인에서 점원으로 자원봉사 한다. 본인들도 그렇게 함으로써 소외감이나 우울증을 줄이고 사회에 도움을 준다는 보람과 성취감을 만끽한다.

인구고령화는 기후온난화 못지않은 지구촌의 난제이다. 전 세계인구의 8.5% 61,700만명이 65세 이상이다. 2050년엔 16억명(17%)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 이미 지난해 65세 이상이 전체인구의 14%(725만여명)를 넘어 ‘고령사회’가 됐다. 초고령사회(전체인구의 20%) 진입이 코앞이다. 지난해 집계된 100세 이상 노인이 13,588명이었다.

장수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는데다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 출생)까지 점점 노인 축에 끼어들고 있지만 이들을 부양할 신생아들은 자꾸만 줄어들고 있다.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정년이 계속 연장될 것이고, 그에 따라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더욱 좁혀질 게 뻔하다. 앞으로 취업시장은 인종간, 남녀간이 아닌 세대간 경쟁이 될 터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곧 세대간의 세기적 대결이 벌어진다. 도널드 트럼프(71)와 그의 아들 뻘인 김정은(34) 간의 북미정상회담이다. 트럼프가 ‘완벽한 승리’를 장담하지만 좀 불안하다. 그에겐 노인의 지혜보다 노인의 고집이 돋보인다. 김정은은 잔머리 굴리는 기술을 3대째 전수받았다. 그가 회담 후 “백발백중! 또 한건 올렸다”며 희희낙락할까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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