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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15 13:05
눈산조망대/ 메리 ‘크리스탄 마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560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메리 ‘크리스탄 마스’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울긋불긋 화려한 성탄트리와 함께 아기예수의 마구간 탄생(nativity) 장식이 교회와 성당은 물론 일부 공공건물에도 속속 등장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엔 구유에 누인 아기예수 옆에 그의 대적인 사탄이 당당하게 모습을 보인다. 예수가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광야에서 40일간 기도할 때 그를 세 번이나 유혹했던 그 사탄이다.

일리노이 주청사(스프링필드) 현관에도 크리스마스트리와 메노라(유대교 하누카 기념 촛대) 옆에 사탄 상징물이 자리 잡고 있다. 여자의 팔뚝을 형상화한 까만 청동조각으로 손바닥 위에 사과가 놓여 있고 팔엔 뱀이 칭칭 감겨져 있다. 받침대 현판엔 “지식이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사탄의 상징인 ‘배포멧(Baphomet)’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snake)과 네이티비티를 합쳐 ‘스네이크티비티’로 불리는 이 조각상은 2년전 크리스마스 때 미시간 주청사(랜싱) 정원에서 릭 존스 주 상원의원의 네이티비티 단골 장식과 경합했다. 스네이크티비티는 에덴동산의 금지된 ‘선악지식 과일’을 따먹고 눈이 밝아진 이브와, 그녀를 그렇게 하도록 유혹한 사탄을 상징한다고 사탄사원(Satanic Temple)은 설명했다.

높이가 9피트인 스네이크티비티는 암수양성인 배포멧과 함께 그의 염소 머리를 우러러 보는 두 소년소녀를 묘사하고 있다. 원래 사탄사원은 이 조각상을 5년전 오클라호마 주청사의 유서 깊은 10계명 비 옆에 세우려고 만들었다가 당국이 아예 10계명 비를 파 옮기도록 조치하자 성탄절과 관계없이 다음해 8월 아칸소 주청사의 10계명 비 곁에 전시했었다.

올해는 그랜드래피즈 일원 서부 미시간주의 사탄사원 추종자들이 주청사 정원에 ‘화합의 별’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배포멧 조형물을 세울 예정이다. 천사들처럼 후광이 둘려진 염소 머리 상이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스네이크티비티를 주청사에 설치하려고 했지만 그 조각상이 어디 있는지 찾아내지 못해 존스 주 상원의원의 네이티비티에 대항하지 못했었다.

사탄사원은 매사추세츠 세일럼에 본부를 두고 있다. 신통하게도 세일럼은 ‘이교도 신전’이라는 뜻이다. 전국 13개 주와 캐나다에 지부가 있다지만 조직이 느슨한 편이다. 사탄사원은 워너브로스와 넷플릭스가 제작, 배포한 TV 시리즈물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에 배포멧의 형상이 도용됐다며 지난주 15,000만달러 배상소송을 제기해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2년 루시엔 그리브스가 설립한 사탄사원은 반세기전인 1966년 안톤 라베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사탄교회(Church of Satan)와 다르다. 이들은 교회건물이 없고 함께 모여서 배포멧에 예배드리지도 않는다. 심지어 사탄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공언하는 실질적 무신론자들이다. 종교단체라기보다는 정교(政敎) 분리를 주창하는 행동단체다.

존스 의원은 크리스마스와 전혀 관계없는 사탄사원이 스네이크티비티를 굳이 성탄시즌에 설치하려는 것은 기독교를 깐죽거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사탄사원은 어불성설이란다. 자기들도 남들 못지않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긴다며 공공장소에 기독교의 네이티비티처럼 스네이크티피티도 전시해 더 큰 기쁨을 누리고 싶을 뿐이라며 한 술 더 뜬다.

정부당국도 속수무책이다. 수정헌법 1(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는 사탄사원을 막을 방도가 없다. 수년전 워싱턴주 정부도 곤욕을 치렀다. 주청사에 장식된 네이티피티와 유대교의 메노라 옆에 무신론자들이 “하나님은 없다. 종교는 마약이다”라는 현판을 세워 실랑이가 일자 모두 치워버렸다. 엊그제 우드랜드시 정부도 공원에 설치된 네이티비티를 철거시켰다.

성경에 나오는 사탄은 감히 하나님에게 대들다가 쫓겨난 천사장 루시퍼(계명성)로 ‘세상 권세를 잡은 자’이다. 신곡(단테), 실낙원(밀턴) 등 문학작품에도 나오지만 마귀의 수괴인 사탄을 보는 장사꾼들 눈은 다르다. 크리스마스와 사탄을 합친 ‘크리스탄마스 카드’가 나올지도 모른다. 이미 크리스마스카드는 ‘계절카드(Seasonal Greetings)’로 둔갑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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