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위한 기도시] 김영호 시인-기도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기도

하나님 아버지,
고국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 고교 학생들
그들이 탑승한 여객선이 침몰되어
수많은 자가 사망하고 실종되었습니다.

또 다시 어른들이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짙은 안개를 무시하고 항해를 했고
항로를 이탈해 암초에 부딪쳤다 합니다.
안전 불감증, 무책임, 불성실성이 만든 비극,
모든 국민이 각성케 하소서.
책임자들은 속죄하게 하소서.

자비하신 주님,
배는 이내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이 모든 생명을 구출하도록
기적을 베풀어 주옵소서.
뱃속의 어린 학생들이 호흡을 하게 하시고
추위를 이기게 하소서.
그들이 간절히 기도하게 하시고
주님의 구원의 능력을 보게 하소서.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 학생이
엄마를 다시 보게 하소서.
후배에게 용서를 구한 학생이
후배와 다시 연극을 하게 하소서.

발을 구르며 울부짖는 부모들의 기도와
온 국민의 간절한 간구와
온 해외교포와 세계 만민의 염원에 응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