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2024-06-26 (수)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작성일 : 16-08-07 04:12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정용철] 고목(古木)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468  

정용철(오리건 문인협회 회원)

 
고목(古木)
 
 
나는 나면서부터 푸른 옷을 입고 자랐다.
여름엔 청색 옷을 첩첩이 둘렀고
가을이 오면 노랗고 빨간 색동옷을 갈아입었다가
추운 겨울엔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나신이 되지만
결코 얼어 죽는 일은 없었다.
나는 곁에서 함께 커가는 우목(友木)들과
자리다툼을 한다거나
땅을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때때로 거센 바람이 나의 전신을 흔들어도 보지만
속에 깊이 발과 다리를 파묻고 있기에
쉽게 넘어지는 일도 없었다.
들에겐 둥지를 틀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모여서 지지배배 합창하도록 무대가 되어 주기도 했다.
나의 그늘은 노동자의 휴식처도 되었고
식사를 나누는 간이식당 역할도 기꺼이 했다.
시인들은 그늘 아래서 글을 짓고
노년들은 와서 바둑 장기 오락을 즐겼다.
나의 출생 목적은 인간들에게 봉사함이었기에
인간의 요구에 따라 가지도 주고 이파리도 주고
열매까지 주다가 마침내 전체도 주고 만다.
인간들은 나를 가져다가 가구를 만들고 집을 짓고
삶에 필요한 온갖 도구들을 만든다.
그것들에 유용되지 못한 남은 조각들은
끝내는 속에 던져져 빛과 열을 내고 생을 마감한다.

 
<해설>

나무는 무욕, 우정, 강한 견인정신을 지니고 배려, 봉사, 섬김의 생을 사는 선한 가슴의 존재이다. 특히 나무는 인간에게 몸으로 헌신하고 덕을 베풀며 마지막에는 속에 들어가 “빛과 열을 주며 생을 마감”하는 희생의 표상이다

작가는 같은 나무의 가치성을 인간에게 교화하는 시적 모티브를 구축하여 사람 또한 다른 사람들과 세상에 유익한 존재가 되어야 것임을 가르친다

여기서 고목은 평생을 잃은 양들을 목양한 목자로 살아온 작가 자신의 정체를 투영하는 물상이며 동시에 인류를 위해 희생한 예수 그리스도를 반영하는 상징체이다

같은 희생과 사랑의 시적 주제와 이미지의 공고한 구조가 자연스러우면서 견고한 종교적 예술을 빚어내고 공감을 획득하여 주목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Total 696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426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윤명숙] 오… 시애틀N 2015-05-30 3441
425 시애틀의 단풍나무 김영호 2013-10-21 3443
424 [시애틀 문학-이 에스더 수필가] 튤립꽃사슴… 시애틀N 2015-02-15 3445
423 [서북미 좋은 시-황정원] 바람이 지나간다 시애틀N 2019-03-10 3445
422 [이효경의 북리뷰] 김다은, 함정임의『작가들… 시애틀N 2013-09-15 3446
421 [김영호 시인의 아메리카 천국] 카약 포인트… 시애틀N 2016-03-12 3448
420 김영호 시인, 미국 서부 ‘저명 작가 24인’에… 시애틀N 2016-04-27 3457
419 [이효경의 북리뷰]“타자와 소통하라, 그것이… 시애틀N 2014-06-29 3460
418 [시애틀 수필-이한칠] 접 속 시애틀N 2015-04-25 3460
417 [김영호 시인의 아메리카 천국] 팰로스(Palouse)… 시애틀N 2016-06-25 3466
416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정용철] … 시애틀N 2016-08-07 3470
415 [시애틀 문학-안문자 수필가] 고요한 꽃동네 시애틀N 2015-03-15 3473
414 김영호/시애틀의 칠월 김영호 2013-07-28 3480
413 “시애틀 한인작가들도 공부 열심히 합니다… 시애틀N 2016-03-11 3482
412 [시애틀 수필-이성호] ‘올개닉’과 ‘진짜 … 시애틀N 2016-11-18 3489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About US I 사용자 이용 약관 I 개인 정보 보호 정책 I 광고 및 제휴 문의 I Contact Us

시애틀N

16825 48th Ave W #215 Lynnwood, WA 98037
TEL : 425-582-9795
Website : www.seattlen.com | E-mail : info@seattlen.com

COPYRIGHT © www.seattlen.com.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