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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29 09:23

[김영호 시인의 아메리카 천국] 로스버그의 천사들

글쓴이 : 시애틀N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로스버그의 천사들
(Roseburg)

오레곤 로스버그의 시트*씨 저택 안엔 천사들이 사네.
3천평의 정원 밖 움쿠아 강이 흐르고
그 강가의 나무들 눈빛이 맑았네.
나의 마음은 보았네
한 그루 포플라 나무 몸 속에 흐르는 강물을,
그리고 그 강물 속으로 들어가는 나의 알몸을.
나무 안의 푸른 강물,
그 속에서 눈을 닦고 귀를 씻었네.
머리와 핏줄 속의 모든 때를 닦은 후
나무 몸 밖으로 나오니 보였네!
시트씨 가족의 눈 속에 풀잎이 미소지음을
시트씨 부인과 딸의 얼굴에 핀 동백꽃을.
귀가 열려 들었네!
그 가족의 음성 속에 호수의 노랫소리를.
입가의 종달새 노랫소리를.
만졌네! 사람의 숨결에서 라일락 꽃향기를.
라일락 꽃잎에서 사람의 향기를.

그리고, 나는 눈물이 났네.
사슴 한 부부가 어린 새끼와 함께
나의 가슴에서 풀을 뜯고 있을 때.

*Mr. Sitt: 오레곤 로스버그 고등학교 영어교사인 필자의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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