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준
시인(서북미문인협회 회원)
내가
당신을 사랑한 이유
덥석
잡았을 때
그
손은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손이었습니다
나의
평범한 체온이
그
손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는 확신 하나에
난
당신을 처음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꼬옥 안았을 때
꿋꿋한
인생이 걸린 그 작은 어깨를
메마른
나의 두 팔로도
항상
감싸줄 수 있다는 용기가
날
크게 만들었습니다
당신의
걸음걸이가 어설퍼
한번
대신 두 번 세 번을 되돌아보게 하는
알지
못하던 나의 자상함에 놀라
날
비춰줄 수 있는 거울 많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함께
밤들고 같은 커피를 내려 마시며
하루
하루를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과
살아가며
이루지 못할 것들에
미련이
적을 것이란 걸 알았기에
당신을
마지막 나의 여인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해설>
이
작품에서 화자 혹은 작가는 그가 사랑하는 이유를 체험에서 추출하여 산문시의 형태로 서술한다. 그는 사랑의
존재 “당신”이 “차가운 손”을 가져 그것을 자신이 따뜻하게 해 줄 수 있음에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상대의 “작은 어깨”를 자신이 감싸줄 수 있음에 사랑을 체감한다. 다음으로 상대의 어설픈 걸음, 즉 약한 모습을 자상하게 포용할 수 있음에 사랑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당신”과 “커피”를 마시고 평범한 일상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사랑한다.
결론적으로
화자는 사랑의 이유를 대상에서 찾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더운 “체온”과 “용기”, 그리고 “자상함”과
“희망”에서 깨닫고 성찰한다. 그렇다. 진정한 사랑은 그
조건이나 이유를 상대의 객관적 가치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이라야 한다.
아니 진실한 사랑은 이 작가가 발견한 것처럼 자기 자신의 가슴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소박함과 순박한 열정이 사랑의 진정한 사랑의 이유임을 전달하는 시적 메시지가 평범하면서도 울림이 있어 인상적이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시애틀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작품을 보려면 아래를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