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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08 13:38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시- 조영철] 멍

글쓴이 : 시애틀N

조영철 시인(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

멍

바다가
시퍼렇게 멍든 이유가 있어요
어린 물방울부터
계곡을 구르면서
찢긴 상처
다 쓸어안은 가슴이 아파
퍼런 멍이 들었지요
그 자국 파도 결로 씻고 씻어
맑은 피만 짜서
하늘에 바치려고
눈물 젖은 소금으로
치료하는 중이었소

<해 설>

사랑은 헌신과 희생을 동반한다. 사랑은 상처를 동반한다. 고로 사랑은 강한 인내가 필요하다.

이 작품 속에서 작가는 이 사랑의 원리를 바다라는 객관적 상관물을 통하여 시적으로 표출시키고 있다.

바다는 그 사랑의 대상이 하늘 곧 신이다. 그 하늘을 향한 바다의 사랑은 산에서부터 들판을 거쳐 온갖 시련(“멍”)을 겪는 순례자의 고행이다.

그리고 바다는 신을 향해 바칠 “맑은 피”를 걸러내는 수행을 하며 그 수행으로 역설적으로 자기 치유와 구원이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의 백미(白眉)는 바닷물을 성서적 피의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이 신성한 피의 이미지(예수의 보혈)를 통해 자신의 신을 위한 살신성인적 신앙심을 투영시키는 수준 높은 시적 기술에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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