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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04 14:02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조영철] 손바닥에 구름이

글쓴이 : 시애틀N

조영철 시인(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

손바닥에 구름이

손바닥에
하늘이 앉아 있다
주먹을 불끈 쥐어보면
맨손

떠나는 걸
한 아름 움켜잡고
이 몸 풍덩 던져도
허공 속에 또 허공

그래도
별 하나 낚고 싶어
던진 낚싯줄에
입질하는 건
뜬구름 한 점

<해 설>

이 작품은 신선한 시상(詩想)과 낯선 언어와 이미지로 직조된 참신성을 보인다.

평범하고 진부한 일상적 사고의 틀을 넘어선 자유로운 발상의 열매이다. 작가는 하늘을 손바닥에서 보고 그 손바닥 안의 하늘에서 별을 낚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의 몸을 다해 하늘을 잡아도 허공이며 그의 낚싯줄에 입질하는 것은 별이 아닌 뜬구름이라 한다. 매우 기발한 착상이며 독창적인 시적 표현이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서는 그의 다른 작품 「녹슨 못」에서 볼 수 있던 강한 의지나 치열성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뜬 구름 잡는 공허한 삶이나 현실이라도 그 허무성과 맞서 투쟁하는 전의(戰意)가 독자들을 긍정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럼에도 오랜 만에 이국에서 신선한 선시풍(禪詩風)의 작품을 감상하게 되어 반갑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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