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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20 12:51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심갑섭] 남아메리카

글쓴이 : 시애틀N

심갑섭 시인(서북미 문인협회 회원)

남아메리카

엘도라도의 황금에 미쳐 버린
유럽의 가인은 대륙의 아벨을 무참히 살해했다
우상과 미신이라고 저주하며
고귀한 조상의 유적과 혈통을 파괴하고
통한의 학살로 짓밟아 우뚝 세운
성당의 횟가루는 햇살에 싸늘하다
도시의 광장에서는
식민통치의 찬송과 영광이
뻔뻔하게 울려 퍼진다

하늘은 시리도록 맑고 푸르기만 한데
이 땅의 원주민은 바닥에 주저앉아
저 멀리 유럽에서 관광 온 정복자의 후손에게
남루한 기념품을 팔며 오늘을 버틴다
광장의 비둘기는
여지 껏 밟혀있는 혼들을
구구구구 입에 물어 천상으로 날려보내고
독수리는 침묵하는 하늘을 맴돌며
마야 전설의 아픔을 달랜다

대륙의 들판에 핀 순박한 코스모스여.

<해 설>

한 나라의 고유한 전통문화는 종교와 혈통이 다르다 하여 그 가치를 폄하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 작품 속에서 작가는 남아메리카를 정복한 유럽인들이 이 대륙의 전통 마야전설과 신화를 파괴하고 원주민들을 학살한 것에 대한 비판의식을 시적 주제로 구축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조상의 신화와 종교를 상실한 남아메리카 원주민 후손들이 침략자의 후손들에게 관광 상품을 팔아 연명하는 현실에 강한 연민의식을 비둘기와 독수리를 통하여 표출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 대륙에 완전한 절망은 없음을 전한다. 남아메리카의 혼은 코스모스 꽃으로 피어 그 순수한 생명을 영원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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