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문학단체, 신인ㆍ기성 작가ㆍ문학애호가 등 어우러져
김준규씨우수상, 임용근 의원 부인 임영희씨ㆍ김정락씨 가작
서북미문인협회(회장 지소영ㆍ이사장 조영철)가 지난 주말인 6일 페더럴웨이 코앰TV에서 개최한 ‘제14회 뿌리문학 신인상 시상식’이 모처럼 서북미 문학인 잔치 한마당으로치러졌다.
서북미문인협회 행사에 이웃인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회장 공순해), 워싱턴주 한인기독문인협회(회장 김충일), 멀리 오레곤 문인협회(회장 김홍준) 등 서북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4개 문학단체 회장과 회원들이 한데 어울리며 문학의 향기를 함께 나눴다.
소속 문인단체를 벗어나 이날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3명의 새내기 시인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고, 작품 낭송은 물론 서북미 문인협회 행사 단골인 싱어 롱 가수인 임주홍씨의 노래 등을 함께 즐기며 깊어가는 시애틀의 가을밤을 만끽했다.
올해 공모에서 수필 부문 수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시 부문에서 우수상과 가작 등을 수상한 3명의 새내기작가들도 ‘이민’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쉽지 않았던 삶의 굴곡 끝에 글쓰기가 위로가 됐음을 보여줬다.
‘반주가 좋아지는 나이에’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받은 김준규씨는 “청년시절 시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직장생활과 가정, 이민생활 등으로 30여년동안 엄두도 못냈던 시를 60이 넘어서야 다시 쓰게 됐다”고말했다.
김씨는 “조약돌은 가슴끼리 부딪치며 소리를 낸다”면서 “앞으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가작 수상자인 임영희씨는 임용근 오리건주 전 상원의원 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처’라는 작품으로 수상한 임씨는 “스트로크로 쓰러지고 다리까지 부러지는 아픔 속에서 결국 77세의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글쓰기’에 너무 늦은 나이라는 것은 결코 없음을 보여줬다.
‘비오는 날의 상념’이란 작품으로 가작에 뽑힌 김정락씨는 몸이 불편해서 한국에서 시애틀로 귀환하지 못해 수상하지 못하고 부인이 대리 수상을 했다.
박희옥씨가 사회를 보는 가운데 열린 시상식이 끝난 뒤 이날 수상한 신인 작가들과 서북미 문인협회 회원, 다른 문학단체회원들이 어울려 자신의 작품이나 애송시 등을 낭송하며 ‘읽는 작품’을 통해 ‘듣는 감동’을 선사했다.
지소영회장과 조영철 이사장은 “수상한 분들에 우선 축하를 건네며 무엇보다 풍성하게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자리를 찾아준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면서 “문학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한인들은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임용근 전 의원도 축사를 통해 “우리 속담에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이 있는데 말은 천리(千里)를 가지만, 글은 만리(萬里)를 간다”면서 “말보다는 글을, 글보다는 생활을 더 중시하는 삶의 자세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