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899만명 동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역대 최고 흥행
스릴러, 범죄액션물 기대작 줄줄이 개봉, 20·30대 재관람이 관건
10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하는 '청소년 관람불가(청불)' 영화가 올해 탄생할 수 있을까.
영화 관람 가능 연령층이 성인으로 제한된 청불 영화가 국내에서 관람객을 꾸준히 늘려가며 곧 1000만 돌파 영화를 탄생시킬 태세다.
30일 CJ CGV에 따르면 역대 청불 영화 중 최다 관객 영화는 지난해 개봉한 '내부자들'이다. 쇼박스가 배급한 이 영화는 지난해 말 재개봉한 오리지널 버전을 포함해 899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같은 해 개봉한 20세기 폭스사 배급작 '킹스맨'도 61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청불 영화로는 역대 2위 흥행을 기록했다.
청불 영화 등급은 잔인성, 폭력성, 선정성 등의 수위가 높은 영화에 주로 매겨진다. 작품성이 탄탄한 영화도 많지만 주로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부각되는 탓에 성인 중에서도 마니아층 위주로 관람하는 경우가 많았다. 관람객이 제한적인 탓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청불 흥행작은 아직 국내에 없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역대 1000만 관객 돌파 영화들은 최소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1761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역대 흥행 1위에 올라 있는 CJ E&M 배급작 '명량'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다. 1426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해 역대 흥행 2위에 오른 '국제시장'이 12세 이상, 1341만명을 모은 '베테랑'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다. 2009년 개봉해 1330만명을 모아 외화로는 가장 높은 흥행 순위 4위에 올라 있는 20세기 폭스사의 '아바타'도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지난해 이전까지 청불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은 CJ E&M이 배급한 '아저씨'로 2010년 개봉해 617만명을 동원했다. 그 이전에는 2008년 개봉한 쇼박스의 '추격자'가 504만명을 모으는 등 500만명 돌파 영화가 몇 년에 한 작품씩 띄엄띄엄 배출될 정도로 청불 영화 '흥행 대박'은 흔치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내부자들과 킹스맨이 단숨에 역대 청불 영화 흥행 순위 1, 2위에 오르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CGV의 조사에 따르면 내부자들은 입소문을 타면서 재관람율(8.9%)이 천만 영화 재관람율(5.0%)을 훌쩜 넘어섰다.
킹스맨은 20대 여성 관객이 흥행을 이끌어 준 경우다. CGV에 따르면 킹스맨은 20대 여성 관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32.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영화관을 찾은 20대 전체 고객 비율 23.7% 보다 8.4%포인트 높다. 킹스맨의 20대 남성 고객 비중이 15.5%, 30대 남성은 15.7%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확연히 높다. 지난해 3월 개봉한 박성웅, 김성균 주연의 '살인의뢰' 역시 20대 여성 비중이 32.7%로 20대 전체 고객 비중보다 9%포인트 높았다.
특히 올해는 관심을 모으고 있는 범죄, 스릴러물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영화계는 조만간 청불 1000만 관객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올해 개봉하는 스릴러물에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류승룡·장동건 주연의 '7년의 밤' 등이 있다. 정우성·황정민·주지훈 주연의 범죄액션물 '아수라'도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이들 영화의 관람 등급은 아직 매겨지지 않았다.
이승원 CGV 리서치센터 팀장은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청불 영화와 관련한 콘텐츠 노출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청불 영화와 관련된 주요 키워드도 '기대된다', '재미있다' 등 긍적적인 단어가 많아 조만간 청불 영화 1000만명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