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빽 투 더 퓨쳐'에서 마티 역을 맡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마이클 J. 폭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이클 J. 폭스가 아닌 다른 마티는 상상하기도 힘들지만, 마이클에 앞서 먼저 '빽 투 더 퓨쳐'의 마티 역을 연기했던 배우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끈다.
마이클 J. 폭스는 원래 영화가 아닌 TV 브라운관 안에서 활동하던 배우였다. 하지만 제작자인 밥 게일과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시트콤 '패밀리 타이즈'에 출연한 마이클 J. 폭스를 보고 바로 마티 역으로 점 찍었다는 일화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마이클 J. 폭스는 바쁜 일정 탓에 '빽 투 더 퓨쳐'를 촬영하기가 불가능했고, 제작진은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에릭 스톨츠를 캐스팅했다.
잘생긴 얼굴에 키까지 훤칠했던 에릭 스톨츠는 마티 역을 맡아 약 한 달 동안 '빽 투 더 퓨쳐'를 촬영했다. 하지만 에릭 스톨츠가 연기하는 마티는 영화의 방향과 다르게 영 재미가 없었다.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 왔던 연기파 배우 에릭 스톨츠가 코미디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제작진은 어쩔 수 없이 캐스팅을 번복할 수밖에 없었고, 마이클 J. 폭스는 하루에 네 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강행군을 두 달간이나 지속하며 '빽 투 더 퓨쳐'를 촬영했다.
마티를 연기할 배우가 키 181cm의 에릭 스톨츠에서 키 164cm의 마이클 J. 폭스로 변경되자, 마티의 여자 친구인 제니퍼 역 또한 배우를 교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애초에 제니퍼 역을 맡아 에릭 스톨츠와 한 달간 호흡을 맞춰 왔던 멜로라 하든의 키는 170cm로 마이클 J. 폭스보다 눈에 띄게 컸던 것. 멜로라 하든은 눈물을 흘리며 영화에서 하차했고, 제니퍼 역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클로디아 웰즈가 차지했다. 하지만 클로디아 웰즈도 개인 사정 상 '빽 투 더 퓨쳐 2'에는 출연할 수 없었고, 제니퍼 역은 엘리자베스 슈에게 돌아갔다.
마이클 J. 폭스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촬영은 주로 밤에만 이루어졌다. 그 외에도 여러 제약이 있었지만 촬영은 무사히 끝났고, 그 결과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대로다. '빽 투 더 퓨쳐'는 개봉 후 11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장악하며 제작비의 약 21배인 3억 9천 2백만 달러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4년 후인 1989년에 개봉한 '빽 투 더 퓨쳐 2' 역시 3억 3천 2백만 달러라는 거액의 수입을 올리며 전작의 명성을 이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