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핑클의 '개그멤'(개그 멤버)은 이효리와 이진이었다. 두 사람의 '예능 케미'가 '캠핑클럽'의 웃음을 책임졌다.
지난 14일 처음 방송된 JTBC '캠핑클럽'은 1세대 아이돌 핑클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14년 만에 다시 모인 네 명의 멤버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가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여행을 하는 모습을 담는다. 여행을 통해 떨어져 있었던 마음을 나누고, 데뷔 21주년 기념 무대에 설지 결정하게 된다.
핑클은 지난 2005년 스페셜 활동 이후로 완전체로 뭉치지 않았다.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에서도 핑클의 재결합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아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활동하면서 서로의 '다름'과 갈등을 겪었고, 이후 각자의 길에서 오랜 시간을 지나며 재결합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던 것.
이효리는 "20대 여자 아이들이니까 민감한 시기였다. 작은 것 하나에도 민감했다"라고 했다. 또 이진은 "성향이 각자 달랐다"라고 했고, 성유리는 "언니들에게 미안하지만 (재결합을) 망설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데뷔 20주년인 2018년 네 사람이 모두 만나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눴고, 그 결과 올해 '캠핑클럽'으로 이어졌다. '캠핑클럽' 촬영을 앞둔 지난 5월 이들이 모두 다시 모였다.
첫만남부터 이효리와 이진은 과거 에피소드를 꺼내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효리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진과 머리채를 잡고 싸웠다'고 말한 이후로, 사람들이 불화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 이진이 오해를 받고 있다고 하자, 이효리는 "그런 적이 있지만 지금은 잘 지낸다고 했는데, 미안하다. 입이 방정이라 그렇다. 숨기는 걸 못 해서 물어보는 걸 다 대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효리는 "이번 촬영의 룰을 정하자. 어제 자면서 생각했다. 내가 핑클 때 못 했던 리더의 모습을 이번에 하기로 했다"라면서 "내가 너무 철없이 굴지 않았냐. 내가 확실히 리더 노릇을 해야겠다"라고 했다.
이효리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하겠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이제 우리 모두 서로 받아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냐. 넷이 똑같이 맞추려 하지 말고 각자의 개성을 받아주기로 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행. 이효리와 이진의 독특한 케미스트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진은 캠핑카를 정리하면서 이효리의 카디건을 찾아줬다. 이효리는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 너랑 나랑 이렇게 잘 맞을 줄 몰랐어"라고 했다.
이진도 "그러니까 우리 핑클 때 생각하면 서로 말을 안 했잖아. 우리 사이가 나빴던 건 아니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효리는 "지난 일은 잊자. 원래 너는 블루고 나는 레드였기 때문에 친하지 않았던 거야"라면서 이진과 농담을 주고 받았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효리가 캠핑카를 몰았다. 핑클 1집 앨범을 들으면서 추억에 젖었다. 모두 녹음 뒷이야기, 활동 당시 에피소드를 풀어놓기 바쁠 때 옥주현은 감격한 듯 눈물을 흘렸다. 감동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이진은 맥락과 상관없이 "빵 좀 달라"고 말해 '맥커터'(맥락을 끊는 사람)라는 별명을 얻는가 하면, 멤버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사오진'(사오정 이진)이라는 캐릭터도 추가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용담호와 금강이 만나는 용담 섬바위. 멤버들은 "일부러 이렇게 세팅한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천혜의 풍경에 감탄했다. 캠핑카를 대고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멤버들 모두 일광욕을 하면서 휴식을 취했지만 마음이 급한 이진은 텐트를 만지작거렸다. 이효리는 "진아, 여유를 좀 가져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밤이 깊고 모닥불을 피운 채 이야기꽃을 피웠다. 캠핑카 안에서 캠핑 첫날의 밤을 맞이할 때 더욱 진솔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효리가 계속 이진의 행동을 관찰하자, 이진이 부담스러워 하면서 다른 멤버들을 웃게 했다.
이효리는 "진아 나랑 같이 텐트에서 잘래? 나는 이번 여행은 너를 알아가기로 결정했다. 너라는 여자가 너무 궁금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진은 "부담스러워. 계속 나만 보는 것 같아"라고 했다. 옥주현과 성유리는 웃음을 터뜨리며 "미리 좀 알아보지. 이제야 그러냐"고 말했다.
14년 만에 돌아온 핑클의 여행 첫날은, 어린 시절을 함께한 사람들이 다시 만났을 때 나오는 익숙함과 어색함이 공존했다. 특히 다른 성격 때문에 갈등을 빚기도 했었다는 이효리와 이진은 수 년의 시간이 흘러 더욱 단단해진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면서도 티격태격 뜻밖의 예능 케미스트리를 내면서 '캠핑클럽'의 웃음을 책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