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은 지난 17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밥먹다')에서 "과거 예능 대세로 활약했지 않았냐"라는 질문을 받고 "2009년부터 2011년 예능 전성기였다. 스스로도 놀랐었다"고 입을 열었다.
특히 김태원은 "어떻게 하다 예능 쪽에 발굴이 됐냐"라는 물음에 방송인 김구라를 언급해 시선을 모았다. 김태원은 "김구라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김구라가 예전에 욕하고 다닐 때 저한테 (인터넷 방송) 인터뷰 요청이 왔었다. 페이는 없고 소주 한 병 사겠다고 하더라. 나도 허접했던 때라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고 솔직히 밝혔다.
그러면서 김태원은 "거기서 내가 김구라의 언변을 보고 초라함까지 봤다. 너무 불쌍해 보였다. SBS 공채인데 나갈 무대가 없다고 하더라. 록계 나 같았던 거다. 형제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구라가 승승장구 했다고. 김태원은 "라디오 DJ를 하더니 방송에 많이 나가더라. '라디오스타' 같은 데서 날 불러줘서 이렇게 된 거지"라면서 "그 친구가 의리가 있다. 은인이다"라며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예능 대세'로 떠오른 김태원은 동료 뮤지션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고. 김태원은 "주변 뮤지션들의 반응은 살벌했다. 배신이라고 했었다. 이제는 제가 아무리 음악을 해도 객석에서 사람들이 웃을 거라고 그렇게 공격했었다"고 말했다.
'국민 할매'라는 별명을 얻은 소감에 대해 김태원은 "공황 상태에 빠졌었다"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그는 "개그맨 윤형빈이 '왕비호'로 나올 때 내가 '개그콘서트' 객석에 앉아있었다. '웬 할머니가 오셨냐' 말해서 그렇게 국민 할매가 된 거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1년간 공황 상태에 빠졌었다. 국민 할매는 좀 그렇지 않나 싶었다. 다 내려놓을 수는 있지만 그건 좀 그렇더라. 1년간 공황 상태였다. 근데 후에 초등학생들이 휴게소에서 날 쫓아오더라. 그제야 전 세대를 아우르는 로커가 됐구나 했다"며 웃었다.
김태원은 "부활을 알리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못 알리지 않았냐. 이게 다른 길이 있었구나, 대중의 호감을 얻는 그 통로를 발견한 계기가 된 게 예능이었다"며 "지금도 부활 공연을 보는 분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고 전했다.
예능에 더이상 출연하지 않는 이유도 고백했다. 김태원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 자가 진단을 했고, 스스로 거품이 많다고 생각했다. 국민 할매에서 '국민 멘토'라고 별명이 바뀌었다. 이건 오바다, 거품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할 얘기를 다 했으니까 더이상 할 게 없더라. 방송마다 했던 걸 또 해야 했다. 그럴 바에는 사라지는 게 더 낫지 않냐. 그래서 다시 음악으로 들어가게 됐다. 음악을 하려고 예능을 한 거니까. 그래서 2014년에 예능을 딱 끝낸 거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