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 상장 첫날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날 상장만으로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은 국내 주식 부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시초가(27만원) 보다 1만2000원(4.4%) 하락한 25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공모가의 200%인 27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해 개장 직후 상한가인 35만1000원으로 직행했지만 곧바로 상한가에서 내려앉았다. 이후 대량의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결국 시초가 대비 하락 전환했다. 다만 공모가인 13만5000원보다 91.1% 높은 수준이다.
당초 가볍게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호된 신고식을 치른 것이다. 증권가에선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함께 특정 연예인 의존도가 높은 엔터주의 한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방시혁 의장은 '잭팟'의 주인공이 됐다. 방시혁 의장은 빅히트 주식 1237만7337주(지분율 34.74%)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식 평가액은 3조1933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방시혁 의장은 친척 관계인 방준혁 넷마블 의장을 밀어내고 국내 주식 부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국내 연예계에서는 1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국내 주식 부호 순위에 따르면 방시혁 의장의 주식 보유액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7위)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8위)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주식 보유액은 3조1508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주식보유액은 3조650억원이다.
방시혁 의장 앞으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만이 남았다.
주요 주주인 넷마블 등의 지분 가치도 조단위다. 넷마블은 빅히트의 주식 708만7569주(상장 후 지분율 19.90%),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사모투자 합자회사는 지분 9.72%(346만2880주)를 갖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들의 지분 가치는 각각 1조8285억원, 8934억원으로 불었다.
BTS 멤버들 역시 주식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방시혁 의장은 지난 8월 BTS 멤버 7인에 47만8695주를 증여했다. 1인당 증여받은 주식은 6만8385주다. 종가 기준으로 BTS 멤버 1인당 지분 가치는 176억원 상당이다.
빅히트의 윤석준 CEO 등 스톡옵션(주식매수권)을 보유한 임직원 3명도 빅히트 상장으로 100억원대 돈방석에 앉았다. 윤 CEO는 12만주, 김신규 이사는 8만8000주, 또 다른 직원은 12만8000주를 보유 중이다. 3명의 스톡옵션은 총 33만6000주다. 종가 기준 이들의 지분 가치는 각각 309억원, 227억원, 330억원에 달한다.
우리사주를 배정받는 빅히트 직원 1인당 평가액은 평균 11억원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빅히트의 전체 직원 수는 313명, 우리사주에 배정한 주식은 142만6000주로 단순 계산했을 때 1인당 평균 4556주다. 우리사주 청약 배정 물량의 지분가치는 공모가 기준 1925억원, 직원 1인당 평균 6억1500만원이었으나 이날 상장으로 각각 3679억원, 11억7500만원으로 불었다. 공모가 대비 1인당 5억6000만원 상당의 차익을 얻게 된 셈이다. 다만 1년간 팔 수는 없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