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래요' 이상우가 한지혜와 교제를 반대하는 누나 김미경에게 제대로 한 방을 먹였다. 자신과 여자친구를 난처하게 만들고자 마련된 자리에 여자친구의 딸을 데리고 오는 '초강수'를 둔 것. 이는 그간 가족의 반대에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던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과 정반대되는 행보라 눈길을 끌었다.
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극본 박필주 연출 윤창범)에서는 자신과 박유하(한지혜 분)의 관계를 반대하는 누나 정진희(김미경 분)을 압박하는 정은태(이상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정진희는 박유하를 따로 불러 "결혼을 전제로 만나돼 아이는 은태와 엮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요구하는 바를 밝혔다. 박유하의 딸 은수(서연우 분)가 해아물산 유산과 얽혀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은태는 유하씨를 위해 평생 꿈을 접고 왔다. 그꿈은 은태의 인생이자 전부였다. 그런데 유하씨는 아무 것도 버릴 생각이 없다. 겨우 그런 마음이면 내 동생한테 미안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박유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다시 정진희를 만난 자리에서 "은태씨 포기할 생각 없다. 딸도 포기할 생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정진희는 집으로 돌아와 정은태에게 "(박유하에게)너하고 결혼할 거면 아이 두고 오라고 했다. 연애 좋다. 이혼녀인 것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게 복잡한 애는 안 된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누나와 박유하가 자신에게 얘기도 하지 않고 만난 사실을 알게 된 정은태는 화가 났다. 그는 누나에게 화를 내고 집을 나와 박유하를 찾아갔고, "누가를 만나기 전에 말하지, 그래야 내가 뭘 해도 했을 것 아니냐"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박유하도 사정은 있었다. 과거 첫번째 결혼을 할 때 재벌가 시댁에서 친정에 아무런 물질적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혼전 계약서를 내밀었고, 결혼을 위해 사인을 했던 것. 그는 "나는 죽어도 그런 실수를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 내가 은수를 죽어도 못 놓는데, 어떻게 내가 당신한테 누님을 버리고 오라고 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정은태는 "내가 당신 때문에 내 일과 내 꿈을 접고 왔다고 했다. 그 말이 우스웠나? 당신도, 누나도 내 선택의 무게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정은태의 말을 들은 박유하는 "내 짐을 나누기 싫어서였다" "선택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며 달랬고,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포옹을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정진희는 변함이 없는 정은태와 박유하를 보고, 강수를 뒀다. 그는 직접 병원으로 박유하를 찾아와 "VIP 병동 투자에 박유하 선생이 애쓴 것 안다"며 시공 기념 저녁 모임에 참여해달라고 초대했다. 이 자리에는 앞서 정은태가 바람을 맞힌 맞선녀의 어머니인 청명 그룹 사모님(이응경 분)이 앉아 있었다. 정은태와 자신이 받은 피해가 무엇인지를 직접 보여줘 박유하를 난처하게 만드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박유하를 구하기 위해 정은태가 나타났다. 그의 한쪽 팔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박유하의 딸 은수였다. 정은태는 사모님의 앞에서 "누나, 매형, 그리고 사모님. 소개하겠다. 제 딸입니다"라고 밝혔고,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주말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정은태의 행보는 색다르다. 보통의 남자 주인공들은 가족이나 부모의 반대에 부딪힐 경우, 가족과 연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갈등을 만든다. 하지만 정은태는 반대하는 가족에게 직접 이야기를 하고, 원하는 바 의사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밝히며 주도권을 쥔다. 이 같은 모습은 주말드라마 남자 주인공으로 흔한 모습이 아니라 한층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