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밤 방송된 tvN '엄마 나 왔어'는 독립한 지 오래된 자녀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특별한 동거를 선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남희석 홍석천 신이 허영지가 부모님과 다시 동거한다.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부모의 품을 떠나고 둥지를 탈출한다. 홍석천도 고교 진학을 위해, 남희석 신이도 학업을 위해 부모의 품을 떠났다. 허영지는 중학교 1학년 때 유학을 떠났고, 한국에 와서도 걸그룹 연습생을 하면서 떨어져 산지 수년이 됐다고.
남희석은 '엄마 나 왔어' 출연 이유로 "내가 평소에 그렇게 잘 하는 아들도 아니다. 또 하나는 강호동의 부친상에 다녀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상하게 올 여름에 (상갓집에) 다녀오면서 여기 저기 장례식장에 갈 일이 많았다. 갑자기 '이거 어떡하지' 싶었다"며 "늘 부모님이 젊어 보였는데, 건강하게 다닐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독립 32년차 홍석천은 팔순 부모가 사는 청양 고향집으로 향했다. 홍석천은 "부모님이 늘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하신다. 내가 바빠서 고향 갈 시간도 없고 가더라도 하루 자고 올라오니 그렇다"며 "더 나이 드시기 전에 부모님과 시간을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이지만 밥을 먹고 오지 않았다는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벌떡 일어났다. 노부모는 홍석천의 곁에 서서 집밥을 먹는 모습까지 눈에 담았다.
다음날 홍석천의 결혼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다. 부모님은 홍석천의 결혼을 바라지만, 동성연애자인 홍석천은 그 바람을 이뤄줄 수 없다. 홍석천은 인터뷰에서 "이 나이쯤 돼서 며느리가 있으면 예쁨도 받고 부모님에게 애교도 부릴 텐데, 나는 그런 것을 살아생전 해드릴 수 없다. 나만의 입장에서 느끼는 짠함이 있다"고 말했다.
홍석천의 어머니는 "지금도 (아들의 장가에) 기대를 건다. 자기가 그렇게 완강하게 부인하니까 내가 자꾸 희망을 가질 수 없고 아들에게 권할 수도 없지 않나"라고 했다. 아버지는 "열심히 자기가 살고 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더 이상 이야기할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홍석천은 "세상 사람들은 점점 이해해주는 것 같은데 우리 부모님은 (예전과) 같이 이해를 못 하시니 섭섭했었다. 그래서 품 밖으로 도망 다니려고 했는데 이제는 도망도 못 가겠다. 같이 있을 시간도 없어지지 않나"라며 눈물을 보였다.
허영지는 남희석 홍석천과는 다른 경우였다. 본가가 서울 은평구다. 부모님과 허영지 둘 다 서울 안에 살지만, 가까워서 오히려 자주 보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렸다고.
허영지 아버지는 무뚝뚝한 딸과 달리 '딸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전화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는가 하면 딸의 부탁이라면 뭐든지 들어줬다. 매일 딸의 기사를 검색하고 나쁜 댓글은 '신고'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허영지의 어머니는 "영지도 중학교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았다. 이 프로그램으로 온전히 우리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허영지의 부모와 언니인 허송연 아나운서까지 오랜만에 모든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엄마 나 왔어'는 또 추가 된 연예인 가족 예능이 아니냐는 시선도 받았지만, 공감을 무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주고 받는 짠한 마 음, 그리움 등 보편적인 감정인 가족애를 보여주며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