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멤버들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 10주년 기념 포상 휴가라고 해서 간 태국에서 해외 극한 알바 미션이 주어졌고, 게다가 태국이 아닌 제3국에서 극한 알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휴가의 단꿈이 한 순간에 깨지는 순간에 김태호 PD는 끝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멤버들은 실성한 듯 웃어 제꼈고 해탈한 모습으로 태국을 벗어났다. "XX하네", "잔인하다", "소름 끼치게 짜증나", "미쳤네", "발상이 웃기다" 등 매 순간마다 분노를 표출하는 멤버들의 표현은 역시 무리도 아니었다.
지난 30일 오후 6시25분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10주년 포상 휴가차 온 태국 방콕 공항에 도착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이날 멤버들은 자신들에게 지난해 11월 '극한 알바' 특집이 생각나냐는 스태프의 질문에 불길한 예감을 직감했다. 이들은 '해외 극한 알바' 특집을 촬영하는데 굳이 방콕을 거치냐며 거세게 항의했고 스태프는 방콕 공항이 세계 여러 나라를 연결하는 허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멤버들은 김태호 PD를 찾았으나 휴가 일정을 먼저 떠난 김태호 PD의 모습은 끝끝내 볼 수 없었다.
제3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공항에서 대기하는 동안 멤버들의 분노는 더욱 극대화됐다. 휴가 일정에 가장 큰 기대를 안고 있던 하하는 소름끼치게 짜증난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스트레스로 인한 복통을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하와 정형돈, 유재석과 광희 일행은 각각 중국와 인도로 향하는 비행기로 금방 환승했으나 박명수와 정준하 일행은 공항에서 장장 14시간을 대기했다. 장시간 대기 끝 목적지가 케냐라는 것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당황하며 말을 잇지 못했고 박명수는 "미쳤다"며 분노했다.
멤버들을 경악케 한 것은 현지 미션이었다. 정형돈과 하하는 중국 허난성의 왕우산에서 가마 태우기 알바를 예상하고 목적지에 도착했으나 절벽에 길을 만드는 잔도공 미션을 받고 당황했다. 두 사람은 뻥뚫린 구조물 아래로 낭떠러지가 훤히 보이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리가 풀려 주저 앉기도 했다. 유재석과 광희는 인도 뭄바이 최대 빨래터에서 5시간 내에 세탁을 마쳐야 하는 미션을 받았고 광희는 급기야 "김태호 PD도 와서 해보라고 해라. 내가 빨래하려고 욕 먹어가면서 합류한 게 아니다"고 소리쳤다.
이날 '무한도전'에서는 10주년 포상 휴가과 관련한 철저한 제작진의 보안으로 인해 뒤통수를 맞고 분노하게 된 멤버들의 모습이 연이어 펼쳐졌다. 초반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으나 10주년을 기념하는 휴가인 만큼 멤버들 역시 휴가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고 태국까지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을 완벽하게 믿게 됐다. 방콕이 '허브'라는 점을 이용해 방콕으로 포상 휴가지를 선정한 치밀함은 혀를 내두르게 했고 그만큼 멤버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었다.
정형돈과 하하가 목숨을 걸어야 할만큼 아찔한 높이에서의 잔도공 미션에서 기권한 탓에 가마 태우기 알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 멤버들이 해외 극한 알바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3국에서 활약하게 된 이들에게서 각 문화에 따른 극한 알바 체험의 가치를 기대해봄직 하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각자 주어진 해외 극한 알바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김태호 PD의 '이유 있는 독한 결심'이 다시 한 번 빛나게 될 그 순간이 자못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