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가 또 한 번 놀라운 기획력을 보여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놀면 뭐하니?'가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어쩔 수 없이 중단되면서 새로운 기획을 선보이게 됐다. 그 기획은 바로 '방구석 콘서트'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연과 콘서트 등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타격을 입은 문화계와 연예계의 고충을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하겠다는 취지였다.
지난 7일 오후 6시30분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DJ에 도전하는 유재석의 모습이 그려졌다. 유재석은 데뷔 30년 만에 처음으로 라디오 DJ에 도전하게 됐고, 이에 지상렬 지석진 조세호 홍진영 홍현희 등이 유재석을 응원하기 위해 나섰다. 라디오 편성 시간대는 새벽 2시. 이들은 자신들의 다소 높은 데시벨을 걱정했지만 라디오 PD들은 "요즘 사회 분위기가 톤 다운 됐다. 응원하는 분위기도 괜찮다"고 안심시켰다. 김태호 PD 또한 "새벽 배송도 많아졌고 방역이나 의료계 종사하시는 분들도 거의 밤샘 작업을 하신다. 응원할 방법 없나 하다가 심야에 준비해서 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유재석이 DJ를 맡은 프로그램의 제목은 '두시 밤새'가 됐다. 조세호 홍진영 홍현희는 거북이를 결성, '비행기 타고 가요'를 열창했고, 이들의 라이브로 라디오 시작을 알린 유재석은 "새벽 2시에 저희가 라디오로 깨웠다. 기운 드리는 느낌으로 텐션 올려서 진행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후 장도연과 장성규가 게스트로 합류했고, 유재석은 이들과 빵빵 터지는 입담을 과시했다. 청취자들의 질문을 미리 받아 답하는 '궁물로 밤새' 코너에선 아들 유지호군을 언급해 흥미를 더하는가 하면 조세호에게 철벽친 장도연의 사연도 웃음을 안겼다.
이후 유재석은 김태호 PD와 코로나19로 인해 문화 및 공연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안타까워 했다. 이에 두 사람은 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취소 혹은 연기 결정을 내린 아티스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집에서 관람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방구석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 유재석과 함께 할 MC로는 피아니스트 김광민이 섭외됐다. 또한 월드투어를 부득이하게 취소한 밴드 혁오도 '방구석 콘서트' 출연진으로 함께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유재석은 MBC '무한도전' 이후 혁오와 함께 또 한 번 어색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줘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어 유재석은 뮤지컬 '맘마미아!' 연습실을 찾았다. 연습실에는 타냐 역의 홍지민과 로지 역의 박준면, 도나 역의 신영숙이 있었다. 이들은 대단한 노래 실력을 자랑하며 연습에 매진했다. 그런 그들 뒤로 유재석이 꽃을 갖고 등장했다. 유재석은 이들 배우들과 김문정 음악감독에게 꽃을 건넸고, 홍지민은 "꽃을 오랜만에 받는다"며 "공연이 많이 취소돼서 한동안 못 받았는데 이렇게 받으니까 힘이 난다. 우울했었는데 확 살아나는 것 같다"고 고마워 했다.
유재석은 이들에게 '방구석 콘서트' 초대장을 건넸다. 배우들은 '놀면 뭐하니?'의 초대장을 흔쾌히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김문정 감독은 "지금 '맘마미아!' 뿐만 아니라 지금 공연 자체들이 '내일 당장 안할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듯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영숙은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마스크 쓴 관객 분들을 한꺼번에 보게 된다. 그렇게 뭉클하고 감사할 수 없다.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신 거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또 신영숙은 "관객들은 객석의 빈자리를 보면서 배우들이 안 쓰러운 거다. 그러니까 한분이 몇 명의 박수를 쳐주시더라"며 "관객들과의 뜨거운 교감, 악수. 포옹 이런 게 그리워지고 소중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도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맘마미아!'의 앙상블 에너지도 넘치지 않나"라고 물었고, 배우들은 "저희는 갓상블이라고 최고의 앙상블이다" "지금 쉬고 있어서 에너지가 더 넘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재석은 "무대 뿐만 아니라 밖에 나와도 흥이 넘친다"는 배우들의 말에 "혹시 관객 없어도 흥이 나실까"라고 물었다. 이에 홍지민은 "관객이 없는 게 아니라 취지가 방에서 저희를 보시는 거 아닌가"라며 "어떻게 생각해보면 극장이라는 한정된 관객들에게 보여드렸던 공연이 TV를 보시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린다고 하면 어쩌면 더 에너지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유재석은 "정말 공연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놀면 뭐하니?'는 코로나19 사태 속 콘서트 및 공연 등을 중단할 수 밖에 없어 타격을 입은 연예계 혹은 문화계의 현실을 직접 전하며 관심을 환기시켰고, 동시에 이들을 모아 '방구석 콘서트'를 기획, 시청자들에게도 위로와 응원을 전할 방법을 찾았다. 혁오와 '맘마미아!' 팀 뿐만 아니라 가수 이승환과 래퍼 지코까지 예고편에 등장하면서 '방구석 콘서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또한 유재석은 다시 한번 '부캐' 유산슬로 변신, 스페셜 싱글을 발표할 계획을 알려 기대감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