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후 4시쯤 50여명의 서울대 학생들은 행정대학원으로 모여 학사위원회에 참석한 단과대 학장들에게 본부점거학생 29명에 대한 징계 철회와 단전·단수 규탄 등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단과대 학장 15명이 학생들에 가로막혀 2시간30분 정도 퇴실하지 못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장들을 감금한 상황이 2시간 넘게 지속됐다"며 "정시 입학사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학사위원회인데 학생들이 징계위원회로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전달한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상황이 특별히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 의결을 철회해달라는 요구를 들어주긴 힘들다"고 밝혔다. 한편 교직원 다수가 본부점거학생들과 협의없이 본부 문을 임의로 개방하고 들어가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본부점거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다수의 점거 인원이 행정대학원으로 몰린 사이 교직원 30여명이 학생 측에서 문을 잠그는 데 이용한 판자를 부수고 1·2·5층을 점거했다. 이를 뒤늦게 알게된 학생들은 학교 측에 '무력 침탈'이라며 항의했다.
학교 관계자는 "한파로 인한 수도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교직원들이 점검 차 본부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보고를 받고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교직원들에게) 바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문을 쇠사슬로 묶고 가구와 의자 등을 문에 세워두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또다시 본부 침탈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하고 회의를 통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