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처음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 연출 박준화)는 하우스 푸어와 홈리스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부모 집에서 사는 캥거루족들과 주거의 불안으로 결혼은커녕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N포 세대 등 청춘의 '웃픈' 민낯을 그린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집중하는 것은 청춘의 이야기다. 주인공 윤지호(정소민 분)는 현재라도 행복하게 살자고 외치는 '욜로족'이다. 최근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청춘 중 한 명. 반면 남세희는 절약을 외치는 '그레잇' 청춘이다. 여기에 자유 연애주의자 우수지(이솜 분), 마초 상남자 마상구(박병은 분), 취집 주의자 양호랑(김가은 분), 순정남 심원석(김민석 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청춘의 한 단면을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달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정소민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해 "윤지호가 1988년생인데, 그 나이가 꿈만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가 현실적인 상황과 부딪히며 '꿈을 좇아도 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다.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다. 지호가 그런 친구들을 대변해주는 인물이라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민기 역시 "나 스스로도 책을 읽으며 고민을 하게 된다"며 대본이 공감을 이끈다고 칭찬했다.
박준화 PD는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일단 대본이 너무 좋다. 대본을 보면서 너무 공감했다. 재밌고 따뜻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결혼이라는 단어가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나. 이것이 행복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모든 세대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 배우들도 연기를 잘 해줘서 재밌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윤난중 작가는 본인 역시 드라마 속 인물을 보고 '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구나' 싶을 때 위안을 얻는다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현시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작품의 기획 의도를 전했다.
배우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정소민은 생계형 연애 포기자이자 욜로족 윤지호를 연기하고, 이민기는 합리적 비혼주의자 남세희로 분한다. 두 사람은 당장 살 곳이 필요한 홈리스와 월세를 받고 싶은 하우스 푸어, 자유롭게 비혼으로 살고 싶은 여와 남은 완벽한 '수요와 공급' 조합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하고 둘 사이 피어오르는 로맨스를 다룰 예정이다.
이솜은 공격적 비혼주의자 우수지를, 박병은은 귀여운 마초 마상구로 등장한다. 두 사람은 방송 전부터 극강의 '케미'를 보였다. 박병은은 "지인들이 내 상대역이 이솜이라고 했을 때 대박이라더라. 그래서 나도 대박이라고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솜은 "처음에 파트너가 박병은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이를 찾아봤는데 차이가 있더라. 근데 실제로 보니 나이 차이를 못 느꼈다"라며 파트너를 치켜세워 둘 사이 '찰떡 호흡'을 기대하게 했다.
현모양처를 꿈꾸는 양호랑은 김가은이, 순정파 심원석은 김민석이 연기한다. 김민석은 제작발표회 당시 "작품이 너무 좋았다. 다른 사람이 이 역할을 하는 게 싫었다"라고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공감의 정서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결혼과 생활을 둘러싸고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재미있고 따뜻한 감성의 위로를 전달하는 이 작품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tvN 월화극 편성이 변경된 후 처음 방송되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가 SBS '사랑의 온도', MBC '20세기 소년소녀', KBS 2TV '마녀의 법정' 등 지상파 드라마들을 제치고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9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