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연예가중계' 코너 심야식담에서는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조작한 이미지가 어떻게 방송에 사용되는가'에 대해 다뤘다. 제작진은 러시아 월드컵 로고가 어떤 식으로 조작되는가에 대해 다루던 중 원본 이미지 역시 일베에서 조작한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인지한 제작진은 다음날 오전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제작진은 "원본 이미지가 여러 형태로 조작되었는데, 저희는 방송된 한 부문만 집중적으로 확인하다 또 다른 부분이 조작된 것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고 그것이 원본 이미지인 것처럼 잘못 방송하였습니다"라며 이것이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임을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다시 한번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데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논란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또 다른 논란이 발생했다. 18일 방송된 코너 연예가 핫클릭에서 이서원 사건에 대해 다루던 중 담당 경찰관을 표현한 상반신 실루엣 그림이 등장했는데, 이 역시 일베에서 故 김대중 대통령을 비하하며 재가공한 이미지였던 것. 같은 날 일베 이미지가 두 번이나 사용된 셈이다.
제작진은 이 문제와 관련 20일 공식 홈페이지에 또 한 번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한 회에 두 번이나 부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한 것을 단순한 실수라고 말씀드리기가 참으로 민망합니다. 사건의 고의성을 지적하는 분들의 심정과 분노를 십분 이해합니다. 일베의 해악과 부도덕성을 지적하고 방송계에 필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려던 저희의 기획을 스스로 빛바래게 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의 지적과 호통을 달게 받겠습니다. 부끄럽습니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또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 '연예가중계'에서는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명백히 밝혀내겠습니다. 아울러 제작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거듭 실망을 안겨 드린 것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연예가중계'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세월호 희화화 논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일베 이미지 사용에 대한 기획 코너를 만들어 다룰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일베의 해악을 지적하는 '연예가중계' 역시 그들이 만든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아이템을 다루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제작진의 안일한 이미지 사용이 결국 씁쓸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