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로 인해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홍상수 감독과 김기덕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은 신작 '풀잎들'로, 김기덕 감독은 역시 신작인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을 통해서다.
26일 해외배급사 (주)화인컷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은 제68회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앞서 홍상수 감독의 '풀잎들'은 같은 영화제의 포럼 섹션에 공식 초청 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홍상수, 김기덕은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더불어 국제 영화제에서 인기가 많은 우리나라 대표 감독들이다. 특히 홍상수 감독은 지난해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돼 은곰상인 여자연기자상(김민희)을 수상하며 베를린 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쌓은 바 있다.
두 감독의 이번 베를린 영화제 초청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두 사람 모두 국내에서는 사생활로 인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기덕 감독의 경우 2013년 영화 '뫼비우스'의 촬영장에서 여배우를 폭행한 혐의로 고소돼 한동안 재판을 받았고, 지난 17일 이 부분에 대해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해 3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배우 김민희와 불륜을 인정한 후 국내 대중으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현재 그는 아내 A씨와 이혼 소송 중이다. A씨는 그간 홍상수 감독 측이 제기한 소송에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지만 2차 변론기일이 있던 지난 19일 네 명의 변호사를 선임하고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으로 소송에 임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두 감독 모두 개인사와는 별개로 해외 영화계로부터 인정받는 우리나라 '거장' 감독들이다. 다시 한 번 유명 영화제에 초대된 이들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며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