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이 돌아본 과거는 '요정'이라 불리던 아름다운 시절이면서도, 서로를 더 이해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시절이기도 했다.
지난 28일 밤 방송된 JTBC '캠핑클럽'은 핑클(이효리 이진 옥주현 성유리)의 캠핑 2일차 일상을 담았다.
함께 하룻밤을 보낸 후 멤버들은 더욱 가까워졌고, 낯선 캠핑은 조금 더 익숙해졌다. 일사천리로 식사와 취침을 준비한 멤버들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더욱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효리는 "이런 낙으로 사는 거 아닐까. 큰 낙은 없는데 소소하게 좋다"라고 했다. 이어 "다이내믹한 즐거움은 젊었을 적이고 지금은 바라지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옥주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이효리는 남편 이상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이런 아름다운 곳에 오면 남편 생각이 나지 않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각자 남편에게 반했던 순간을 말하기도. 골프선수 안성현과 결혼한 성유리는 "서류 문제가 있는데 나 대신 컴플레인을 하는데 그게 너무 멋있더라. 그거에 반해서 결혼했다"라고 말했다. 이효리는 "나는 남편(이상순)이 외국 가면 숙소도 잘 찾고 길눈이 밝다. 그런 게 멋있어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 함께 핑클 시절에는 서로 말하지 못 했던 것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옥주현이 "먹었는데 안 먹었다는 거짓말을 했다"라고 했지만, 멤버들 모두 "그건 다 알고 있었는데 모른 척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활동 중에는 식사 문제로 매니저와 다툰 적도 있었다. 잡지 촬영 당시 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었던 멤버들을 대신해 이효리가 화를 냈던 것. 이효리는 "주로 나와 주현이가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너희(이진, 성유리)도 같은 마음인 줄 알았는데 우리만 말해서 미움받는 경우가 많지 않았나. 뒤에서 이야기해놓고 왜 말을 안 하지? 이런 생각도 했다"라고 했다.
이에 이진과 성유리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항상 조금 더 세게 이야기하더라. 왜 저렇게 세게 말하지? 생각도 했다"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멤버들은 이효리와 옥주현, 이진과 성유리로 성향이 나뉘었다면서 서로의 성격을 더욱 깊게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핑클 이후 홀로서기하면서 느낀 점도 털어놨다. 성유리와 이진이 배우로 전향했을 때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 때문에 힘든 시기를 거쳤던 것. 이효리는 "솔로 활동을 하면서 '아쉽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는데, 당시에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있으니까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너희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너희 생각을 전혀 안 했던 게 미안하다. 너희가 그때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음이 좀 그렇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에 성유리도 눈물을 흘렸고 옥주현도 훌쩍였다. 성유리는 "우리도 자리 잡느라고 바빴고 서로 먹고 살기 바빠서 언니 생각 못 했다"고 했지만, 그러면서도 눈물을 참지 못 했다.
'캠핑클럽'의 핑클의 이야기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은, 비록 톱스타라는 대중과 다소 먼 이들이 출연함에도 소중했던 추억, 친구, 세월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핑클은 어린 나이에 만나 갑작스럽게 그룹으로 묶여 활동했다.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서로의 소중함이나 힘들었던 시기를 알지 못 한 채 지난 시간도 있었다.
이후 다시 만나 반짝였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웃고, 그 시절에 미처 알지 못 했던 것들을 새삼 느끼면서 웃음과 눈물을 공유한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흘러 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는 그 어떤 예능적 장치보다 더 흡인력있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