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은 2012년 천만 돌풍을 이끈 영화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과 전지현, 이정재의 재회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도 역시 하정우, 전지현, 이정재 등 톱스타들을 앞세운 쟁쟁한 라인업을 내세운 것은 물론 1910년부터 1948년에 이르기까지 일제 강점기 전체를 관통하며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비극을 묵직하고 장렬한 느낌으로 다뤘다.
이 때문에 일부 평론가들은 암살의 성공 요인에 대해 '한국인들 정서 깊숙이 깔려 있는 반일 감정을 잘 건드려 준 덕분'이라고도 한다. 영화 전문 매체의 기자 A씨는 "광복 70주년이 임박한 시점에 국민들의 반일정서, 애국심을 자극한 것이 영화의 성공에 한몫했을 것이다"는 평을 내렸다.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무조건 '반일 감정'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에 끊이지 않는 역사적 갈등과 잊을 만 하면 나오는 일부 보수 우익 인사들의 '망언'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일제 강점기의 아픈 기억에 대해 한국인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감할 수 있게 해 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영화 전문 매체 기자 B씨는 "(반일)정서의 강요는 거세지고, 플롯과 캐릭터는 약해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흡사 최동훈 감독의 전작인 '도둑들'이 떠오른다는 평도 있었다. 영화 저널리스트 D씨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도둑들'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도둑들'과 비교해 이야기가 더 무게감 있어지긴 했지만 전지현의 액션과 그녀가 주는 압도적인 존재감에 비해 전체적인 짜임새나 긴장감은 느슨하다"며 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런 혹평들 때문인지 현재 기자·평론가 평점은 10일 현재 6.57이다(네이버 영화 기준). 그러나 암살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평론가·기자들도 많았다.
영화 저널리스트 김형석 씨는 "역사를 다룬다는 부담감도 다소 느껴지지만, 그 모든 것을 하정우, 전지현, 이정재 등이 그려내는 '캐릭터'로 돌파한다"며 "관객이 원하는 것에 대한 최동훈 감독의 기민한 감각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씨네 21의 이예지 기자는 "여성 캐릭터도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상당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6점대인 기자·평론가 평점에 비해 관람객 평점은 무려 9.10(네이버 영화 기준)에 달한다. 아이디 8934****인 네티즌은 "1930년대 당시 상해와 서울의 낭만과 혼란스러움을 적절하게 잘 표현해낸 최동훈 감독"이라고 말했고, 아이디 limi****인 누리꾼은 "지금 우리가 이 땅에 살 수 있는 건 과거 많은 선조들의 피와 땀 덕분이란 걸 영화를 보며 알 수 있었다"며 "그 사실을 경쾌하고 밝게 전달해주신 감독과 배우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평했다.
아이디 hscl****인 누리꾼은 "보는 내내 숙연한 느낌이 들었다"며 "친일파들은 모두 척결되어야 하지만 현 정권에까지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아이디 shin****인 네티즌은 "누군가 '놈놈놈'과 '도둑들'을 섞은 것 같다고 했지만 전혀 그런 느낌은 없었다"며 기자·평론가들의 평론을 반박하기도 했다.